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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가지 그림자:심연'…노출 줄이고, 스토리 살렸다
2017-02-09 09:35:40 2017-02-09 09:35:40
[뉴스토마토 신건기자] 감독 교체가 가져온 변화는 실로 대단했다.
 
 
사진/UPI코리아 제공
 
50가지 그림자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 '50가지 그림자:심연'(감독 제임스 폴리)이 9일 개봉했다. 전작보다 노출은 줄였고, 스토리는 살렸다.
 
'50가지 그림자:심연'은 아나스타샤를 잊지 못하는 그레이와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요구사항을 말하는 아나스타샤 그리고 그들의 관계를 위협하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그렸다.
 
전작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국내외를 망라해 엄청난 혹평을 받았다. 영화를 개봉한 2015년 미국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골든 라즈베리상을 거의 석권하다시피 했고, 국내에서도 쫓겨나듯 간판을 내렸다. 제작비의 1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둬들였지만, 작품 자체는 '졸작'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사진/UPI코리아 제공
 
혹평은 감독 교체로 이어졌다. 기존 감독인 샘 테일러 존슨을 제임스 폴리로 교체한 것. 헐리웃의 선택은 썩 괜찮은 선택이었다. 마돈나의 뮤직비디오 'Who's that girl'의 감독을 맡기도 한 제임스 폴리는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의 시즌 1, 2, 3 흥행을 이끌어 냈다. 그 영향을 받았는지 영화라기 보다는 장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
 
'50가지 그림자:심연'은 전작과 비교했을 때 드라마틱해졌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소설 속 모든 내용을 영화화하려다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 됐다면, '50가지 그림자:심연'은 내용을 최대한 단순화해 빠른 전개를 이뤘다. 중간 중간에 웃음 코드를 넣어 지루함을 덜어준 것 역시 전작보다 나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UPI코리아 제공
 
이번 작품은 전작을 보지 않은 관객들을 최대한 배려한 감독의 노력이 돋보인다. 제임스 폴리 감독은 첫 번째 시리즈인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 작품 설정과 최소한의 이야기를 가져온 다음, 자신만의 스타일로 영화를 재구성했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유추할 수 있도록 상황설정과 인물 대사를 작품에 잘 녹여내 전작을 보지 않아도 영화를 이해할 수 있다.
 
OST는 여전히 출중하다. '졸작'으로 평가받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에서도 OST만큼은 각종 상을 휩쓸었다. 이번 작품에는 테일러 스위프트, 존 레전드, 제인 등 세계적 팝스타가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끈다. 총 19곡으로 구성된 이번 OST는 영화 속 상황과 잘 어우러져 몰입감을 더욱 높여준다.
 
 
사진/UPI코리아 제공
 
BDSM(결박, 구속, 사디즘, 마조히즘)에 대한 지식은 많이 언급되지 않는다. 원작인 소설이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이유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로만 남겨 두었다. 
 
아쉬운 점은 영화에 깔아놓은 복선들이 이번 작품에서는 해소되지 않는다. 작품 속 인물들의 갈등과 그레이의 가슴 상처의 비밀 등 풀려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다. 이러한 내용들이 담기는 '50가지 그림자' 마지막 시리즈 '해방'편은 내년에나 개봉한다.
 
이번 작품은 전작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전작과 비교해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으며, 실력이 검증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만큼, 국내에서도 나름의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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