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건기자] 형제와도 적을 지고 사는 경우가 적지는 않은 요즘.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영화 한 편이 나왔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그래, 가족'(감독 마대윤, 배급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유) 스튜디오)이 그것. 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는 기자들과 배급사 관계자, 마대윤 감독, 배우 이요원, 정만식, 이솜, 정준원 등이 모여 언론·배급 시사회를 가졌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그래, 가족'은 핏줄도 모른 척 살아오던 삼 남매에게 막내 동생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요원·정만식·이솜이 삼남매로 분했으며 정준원이 막둥이로 깜찍한 연기를 선보인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우리네 사회상을 반영한 듯, 수저 계급론의 최하위층인 '흙수저'라고 할 수 있다. 장남이라는 보이지 않는 짐을 얹고, 어린이집 버스기사로 하루를 근근이 살아내는 성호(정만식). 가족들이 당한 사기에 첫 월급을 압류당하고, 낙하산 후배에게 요직을 빼앗긴 수경(이요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모르는 막내 주미(이솜). 눈앞의 현실을 살아내는데 급급해 주변을 보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은 현대 사회가 가져온 공동체 의식의 부재가 어떤 가족상을 만들어냈는지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뭐 가족이야? 말만 가족이지" 이 짧은 대사가 단순히 영화 속 상황만으로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가족에게 받은 상처를 가족으로 치유해가는 뻔한 전개임에도 이 영화가 다르게 보이는 것은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보다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생면부지인 가족을 이용하려는 사람,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 따스하게 받아주려는 사람 등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련의 상황들을 영화는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 캐릭터들의 심경변화가 관객들에게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은 "내가 저런 상황이었어도 저랬을 것 같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영화 '그래, 가족'의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역은 이요원도, 정만식도, 이솜도 아닌 11살의 아역배우 정준원이다. 전체 러닝타임 중 80% 이상을 소화한 그는 '누부야', '행님아' 등 작품 내내 자연스럽고 찰진 사투리 연기를 보여준다. 고향이 경남 김해인 정준원은 언론 시사회에서 "서울에 올라와 살면서 사투리를 잊어먹기도 하고 어색한 감이 있었다"며, "지방에 살고 있는 가족이나 알고 있는 친척분들께 사투리의 어감과 어투를 물어보며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가 11살의 어린 나이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제2의 유승호'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게 한다.
사진/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다만 이 영화의 장르가 '휴먼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웃음이 터지는 부분을 찾기 어려운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실소가 간혹 터져나오기는 하지만 관객들의 웃음을 이끌어낼 한방이 부족하다. '휴먼 코미디'보다는 '휴먼 드라마'를 표방했다면 조금 더 공감을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큰 웃음을 기대하고 온 관객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 가족'을 보아야 하는 이유를 찾는다면,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형제간의 추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들의 추억들. 영화는 각박한 현실의 벽을 잠시나마 허물어, 따뜻하고 진한 가족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명절이 아니면 친척들과 연락 한 번 주고 받기도 어려운 요즘 세상에 어릴 적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따스함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신건 기자 hellog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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