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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부터 콜센터까지…일상속 깊이 파고드는 AI
IoT·핀테크 등과 결합해 4차 산업혁명 견인
2017-01-19 06:00:00 2017-01-19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올해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헬스, 로봇, 핀테크 등과 결합해 우리 삶 속으로 파고들며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전망이다. 특히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SK텔레콤, 네이버 등이 준비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접목한 서비스들이 개인비서와 유통,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변화를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활 속 인공지능 혁명은 시작됐다
 
우리 생활 속 인공지능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음성기반 개인비서를 시작으로 의료, 법률, 금융, 유통, 교육, 상담분야 등 각 산업영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김진우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구 톰슨 로이터 지적재산·과학 사업부) 지사장은 “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의 융복합 결정체로 다른 산업을 발전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인공지능시장 규모는 2020년 2조2000억원, 2025년 11조원, 2030년 27조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IBM은 2025년 전 세계에서 2000조원의 AI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봤다.
 
지난 5일 아마존의 음성 비서 플랫폼 '알렉스'와 연동되는 연동되는 '웹OS' 탑재 스마트 냉장고가 공개됐다. 사진/LG전자
 
특히 음성인식 비서서비스는 집안 내 사물인터넷 환경의 허브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가정 내 기기와의 연동, 배달 주문, 음악 감상 등 제한적 기능에 국한돼 있다. 하지만 인간의 감성을 읽어내고 다음 행동을 예측해 적당한 음악을 추천하거나 검색·예약까지 해주는 음성비서도 머지않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올해는 음성인식 기반 비서를 선두로 인공지능 상용화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며 “시각과 음성에 기반한 인공지능의 고도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음성인식 비서서비스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아마존이다.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열린 ‘국제가전전시회(CES) 2017'에서 포드와 화웨이, LG전자 등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차세대 신제품에 아마존의 음성인식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하며 영향력을 보여줬다.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리서치는 지난해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의 블루투스 스피커 '에코'가 600만개 규모로 판매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아마존은 또 다른 글로벌 서비스(AWS)인 클라우드컴퓨팅(클라우드)에서도 자사의 AI엔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면서, 아마존의 AI 권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마존 이외에도 구글과 애플, MS 등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이 시장을 추적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1월 ‘구글 홈’을 출시했고 MS의 ‘코타나’도 상용화가 임박해 있다.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우선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출시할 전략폰 '갤럭시S8'에 음성비서 기능을 탑재하면서 모바일 기반의 인공지능 경쟁에 본격 합류한다. SK텔레콤은 올해 '누구'의 지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국내 음성비서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SK주식회사 C&C사업도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인공지능 스피커를 올해 중순께 출시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연내 음성비서 서비스를 내놓는다.
 
특히 네이버는 음성비서 '아미카'를 지난해 10월에 공개했다. 회사는 스마트 스피커나 웨어러블, 챗봇 등 다양한 기업에서 파트너십을 맺고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플랫폼 ‘아틱(Artik)'과 유통 업체 SPC·GS샵, O2O 업체 야놀자·우아한형제들·호텔나우 등과 아미카 관련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구글의 음성 비서 스피커 '구글 홈'. 사진/구글
 
◆ 유통과 금융, 항공, 의료 등 다양한 산업으로 도입
 
인공지능은 이미 유통산업부터 금융, 의료,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속속 도입되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그룹인 롯데가 IBM의 인공지능 '왓슨(Watson)'을 도입한다. 롯데는 왓슨을 활용한 그룹 통합 IT 서비스를 구축, 5년 안에 전 계열사 사업 분야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고객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한 고객 맞춤형 서비스 '지능형 쇼핑 어드바이저'와 '지능형 의사결정 지원 플랫폼' 등으로 나뉜다.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은 인공지능을 이용한 대화 서비스인 '챗봇'을 개발해 일대일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권은 AI를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RA)를 투자자문으로 두는 다양한 시스템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4월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RA 시범 서비스를 도입했고 국민은행도 관련 서비스를 ISA에 적용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RA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모바일 자산관리 서비스가 가능한 서비스를 내놨다.
 
암이나 메르스(중동 호흡기 증후군), 콜레라 같은 질병 진단·치료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5일 '인공지능 암센터'를 개소했다. 길병원은 1200만 페이지가 넘는 의학 전문 저널·교과서 등을 학습한 '왓슨 헬스케어'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의사와 인공지능이 동시에 암 진단을 하고 치료법을 제시하고 최적화된 방법을 찾는다. 고려대학교 융복합의료센터 역시 감염병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치료법을 찾는 서비스를 SK㈜C&C와 공동으로 추진중이다. 
 
국내 최대의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도 SK㈜C&C와 함께 인공지능을 적용한 한류(韓流) 콘텐츠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엑소·소녀시대·슈퍼주니어 등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가 높은 아이돌 캐릭터를 이용한 인공지능 비서나 영어·일본어·중국어 교육 서비스를 개발한다.
 
백준봉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는 “인공지능는 이미 60여년 전 등장한 개념이었는데 최근 컴퓨팅 처리속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크게 발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은 올해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과 결합해 산업과 비즈니스 변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AI 상호작용을 통한 가상현실(VR) 기술 활용이 확대돼 가령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 가상 조립으로 시제품 제작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며, 핀테크 부문에서도 AI가 투자 자문, 금융 신용정보 제공, 신용평가 등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고 이를 통해 핀테크 2.0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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