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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롯데케미칼에 '석화업계 1등' 뺏기나
LG 배터리·정보전자 부진한 사이…롯데 영업익 2조 훌쩍 넘길 듯
2016-12-26 06:00:00 2016-12-26 06:00:00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석유화학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LG화학(051910)이 올해 롯데케미칼(011170)에게 처음으로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25일 주요 증권사가 최근 2주간 내놓은 실적 추정치를 종합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2조원을 훌쩍 넘긴 약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LG화학도 올 4분기에 51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으로 호실적이 기대되지만, 연간 영업이익이 약 2조400억원으로 집계되며 롯데케미칼을 뛰어 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올 3분기까지 매출 9조5521억원, 영업이익 1조810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1조6111억원)을 돌파, LG화학을 지속적으로 추월했다.
 
LG화학의 독주체제가 깨진 것은 무엇보다 업계 환경 자체가 범용 석화제품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된 측면이 컸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하면서 원료 가격이 낮아진 반면 에틸렌·프로필렌 등 제품가격은 높게 유지되며 마진이 확대됐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이 최근 인수한 롯데첨단소재(옛 SDI케미칼)와 말레이시아 법인인 LC타이탄(Titan)의 호실적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LG화학은 석유화학 외 부문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2분기를 제외하고 흑자를 냈던 것과 달리, 올해는 3분기 연속 적자(456억원 적자)로 수익성이 오히려 퇴보했다. 정보전자소재도 지난해까지는 흑자사업(1463억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까지는 누적 387억원의 적자를 냈다. 다만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국 배터리 인증 문제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LG화학은 내년부터 전기차배터리 사업에서 흑자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케미칼은 ECC(에탄분해설비)로도 투자를 늘리며 유가 변동에 대응해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여수의 에틸렌 공장을 2018년까지 기존 100만톤에서 120만톤으로 20% 증설을 결정했다. 2017년 타이탄케미칼 증설과, 2018년 미국 ECC(에탄분해설비) 신설이 완료되면 규모는 총 450만톤으로 세계 7~8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반면 LG화학은 기존의 NCC(나프타분해설비)에 집중해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등 고부가 제품군을 늘리는 한편 '본업' 석유화학보다는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초 팜한농을 인수한 데 이어 LG생명과학까지 품에 안는 등 글로벌 석화기업 트렌드에 발맞춰 농화학·제약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25일 주요 증권사가 최근 2주간 내놓은 실적 추정치를 종합한 결과, 롯데케미칼은 올해 약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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