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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뚫고 아침을 연다…'닭띠 경영인' 주목
구본무·박삼구·윤석금 등 93명 '닭띠'…관록의 경영력에 '기대'
2016-12-25 16:38:40 2016-12-25 16:38:40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어둠을 뚫고 아침을 여는 닭의 한 해가 다가오면서 재계도 잃어버린 희망을 다시 챙길 채비다. 닭은 새벽을 알리는 동물로, 닭띠 인물은 선견지명을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 없이 높아진 상황에서 닭띠 경영인이 보여줄 탁월한 대처 능력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5일 재계 및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국내 30대그룹 계열사 사장단 명단에서 1945년, 1957년, 1969년생 닭띠 인사는 모두 93명이다. 이중 총수일가는 8명으로, 구본무 LG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윤석금 웅진 회장이 만 71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구 회장은 최근 연말 인사에서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의 역할을 대폭 확대시키며 후계구도를 정비했다. 구 부회장이 징검다리 역할을 맡으며 장남 구광모 상무로의 승계도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남은 과제는 사업 정비. 전기차배터리를 포함한 전장 분야를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OLED 등 기존 사업들도 힘있게 끌고 나가야 한다. 다만, 여전히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은 난제다.
 
박 회장은 그룹 재건 막바지에 이르렀다. 내년 초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최대 관건이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 유리한 고지에 있지만 중국기업 등 경쟁사들이 만만치 않다. 1조원 상당의 인수대금 조달도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 당시 이미 외부에서 많은 자금을 빌려와 추가 대출 부담이 적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를 촉발시킨 미르재단 출연 등 정관계 로비 의혹도 끊이질 않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7년을 끌어온 형제간 소송은 일단락됐지만, 박찬구 회장 측의 소송 취하 이유가 외부 압력에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갈등이 온전히 봉합된 게 아니라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윤 회장은 지난해 12월 사기·배임·횡령 혐의 등에 대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그룹 재건에 전념하고 있다. 계열사를 추스려 지난 6월 1조4000억원가량의 채무 대부분을 갚고, 그룹 모태인 교육과 신성장동력인 IT를 중심으로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장남 윤형덕 웅진에버스카이 대표와 차남 윤새봄 씽크빅 대표 등에 대한 경영권 승계 작업도 한창이다. 다만, 두 형제가 최근 회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법정에 서게 된 것은 불안 요소다.
 
1957년생 중에서는 구자균 LS산전 회장, 김홍국 하림 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등이 눈에 띈다. 구 회장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서 스마트에너지 솔루션을 직접 소개하는 등 전문성이 높은 CEO로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올해 하림의 계란 유통업을 시작했지만 사상 최악의 조류인플루엔자(AI)가 덮쳐 비상에 걸렸다. 허 부회장은 저성장에 직면한 TV홈쇼핑 시장에 대한 해결책으로 벤처 투자와 해외 판로 확대 등을 모색하고 있다. GS 총수일가 중 허세홍 GS글로벌 대표이사도 1969년생 닭띠이다.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아들인 허 대표는 총수일가 4세 중 가장 먼저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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