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최근 전세계 비관세장벽은 다소 줄었지만 한국만을 겨냥한 세계 각국의 비관세장벽은 2배 이상 높아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미국 정부 출범 후에는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 같은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관세장벽은 각 국 정부가 국내 생산품과 국외 생산품을 차별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을 제외하고 수입을 억제하기 위한 모든 정책이다. 개별 기업들은 타정부의 차별적 정책에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우리 정부 차원에서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최근 비관세장벽 강화동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만을 타겟으로 한 비관세조치가 지난 2008~2011년 사이 65건에서 2012~2016년 134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반면, 전세계 비관세조치 건수는 4836건에서 4652건으로 오히려 3.8% 줄었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견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에 단독 부과되는 비관세조치 추이. 자료/WTO
유형별로는 제품통관시 위생검역(SPS)이 같은 기간 5건에서 19건으로, 반덤핑 관세는 57건에서 105건으로 급증했다. 상계관세 역시 3건에서 10건으로 늘었다. 대한상의는 "미국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면 국제사회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어려운 비관세장벽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에 대한 비관세조치를 한 나라는 미국이 2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도(16건), 호주(14건), 브라질(12건), 캐나다(8건) 순이었다. 주요 교역국인 중국은 3건, EU와 일본은 각각 2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우리 업체가 제출한 자료를 무시한 채 가장 불리한 정보를 근거로 고율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에도 철강에 고율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했고, 최근 중국산 삼성·LG 세탁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우리 기업의 자료를 무시한 채 불리한 계산으로 판정을 내리고 있어 기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 역시 지난달 태양전지 원재료 폴리실리콘에 대해 추가로 반덤핑 부과를 추진하고, 식품·화장품에 대해 까다로운 절차로 통관을 거부하는 등 한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각 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절차와 인증을 모두 충족시켜야할 뿐 아니라 각국의 기술인증이나 규격 충족을 의무화하는 무역기술장벽(TBT)에 대응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주력 제품 수출에 필요한 부분들을 충족시키는 방향, 혹은 브로커를 통해 쉽게 통관하는 방향 등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다"면서도 "하지만 작정하고 통관을 거부하는데 개별 기업이 대응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대한상의도 "기업들은 정부와 협업을 통해 대응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정부가 FTA 산하 비관세장벽위원회 등을 활용해 협정이행을 촉구하하는 등 정부차원의 조치를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과 정부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대응뿐 아니라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은 "수출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에 체결한 FTA의 고도화도 필요하다"며 "FTA 재협상시 비관세장벽 해소를 위한 조치가 협정문에 담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