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의사로 알려진 김영재 원장 부부의 회사가 해외진출에 실패하자 무리한 여건에서도 이를 지원했던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 보복이 이뤄진 정황도 3차 청문회를 통해 확인됐다.
정기택 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진흥원장으로서) 학자로서 20년 동안 연구한 것을 국가를 위해 실천해보고자 일했다. 그런 기회를 박탈당한 것이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정 전 원장이 진흥원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당시 김영재 원장 부부가 운영하는 회사인 '와이제이콥스메디컬(수술용실 제조업체)'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라는 청와대 압박을 받은 후 성과가 좋지 않자 불거진 최순실씨에 의한 인사 보복 의혹에 대한 소회로, 정 전 원장은 자신이 사직한 이유에 대해 "보건복지부 인사담당자가 찾아와 '위의 뜻'이니 거취를 정리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정 전 원장은 '위가 누구라고 했느냐'는 새누리당 이혜훈 의원의 질문에 "청와대라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와이제이콥스는 특혜 압박이 가해지던 당시 매출이 2400만원, 손실이 17억원 수준인 회사로 진흥원이 정한 해외 바이어와의 만남 주선, 판로망 개척 등 지원 대상 선정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불량기업'이었다.
이 의원은 "공식적으로 (지원 대상에) 끼워줄 수 없으니 비공식적으로 중동 4개국, 중남미 4개국, 아프리카 3개국 등 순방마다 데리고 다니며 각 나라의 국왕과 국회의장, 총리, 각료 등 최고위 인사들을 줄줄이 만나게 해주고 회사의 중동진출을 도와줬다"며 "기가 막힌 상황이며 특혜의 끝판왕"이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관련된 기관뿐 아니라 (이 일과 관여된) 복지부 공무원들도 한직으로 좌천된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보건산업진흥원, 복지부의 생사여탈권을 마구잡이로 흔든 데 대해 특검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은 이와 관련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이 조원동 전 청와대 수석을 통해 중동 진출에 실패하자 서울대병원을 통해 중동 진출을 시도했다"며 "2015년 8월 한식당에서 서창석 전 대통령 주치의(현 서울대병원장)의 주재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대동하고 김영재 원장 부인 박채윤씨와 그 동생 박휘준씨를 만났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그러면서 "이 만남 이후 3일 만에 서울대병원과 와이제이콥스가 중동에 성형클리닉 센터를 추진하는데 대한민국 최고의 병원과 가내수공업 수준의 회사 간에 협박 수준의 이메일이 오간다"며 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장 의원이 공개한 메일 내용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측은 박휘준씨에게 "계약서, 병원이 꿀리는 느낌 든다 이러면 안 된다", "교수는 (김영재) 원장의 부하가 아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으나, 박휘준씨는 "(서울대병원) 제안한 계약서대로 계약 체결은 말도 안 된다", "내부 검토 결과 이번 일 진행 어렵다"는 등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장 의원은 "(와이제이콥스의 중동진출이) 방용주 서울대병원 부원장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후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석연치 않게 연임에 실패하고 서창석 전 주치의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며 "이 조그마한 기업이 중동 실패했다고 조원동 전 수석도 날리고, 오병희 원장도 날리고 한다"고 비판했다.
2015년 8월 당시 한식당에서 이뤄진 모임이 박채윤씨가 청와대의 의중을 확인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서 전 주치의가 안종범 전 수석에게 나와달라고 한 것 아니냐는 장 의원의 질문에 서 전 주치의는 "제가 요청한 게 아니라 오병희 원장이 요청한 것이고 저는 당시 관심이 없어서 '만나고 싶은 모양이다' 생각하고 (만남을) 주선해줬다"며 특혜 지원 과정에서의 역할로 인사상 이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은 정진엽 복지부 장관,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장 등을 최순실씨의 특혜를 받은 '의료농단' 3인방으로 지목했다. 손 의원은 "2013년 7월 오병희 당시 서울대병원장과 이 '분당 3인방' 사이에 알력(다툼이) 있지 않았느냐는 느낌이다. 오 원장이 이들에게 인사권을 행사해 해임했지만 2014년 9월 서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가 되면서 반격이 시작된다. 전상훈 원장은 박근혜 정부 실세의 친인척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최순실씨와의 관계를 추궁했다.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이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청문회에 출석하여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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