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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뻥 뚫린 사이버 안보 질타…한민구 "백신체계 전면 교체할 것"
한민구 "사드 배치는 동맹국과의 약속, 절차 진행할 것"
2016-12-12 16:39:11 2016-12-12 16:39:11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회 국방위원회는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군 내부 사이버망(국방망) 해킹 사건 관련 국방부 현황 보고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인터넷망과 국방망 분리라는 초보적 수준의 보안관리에 실패한 국방부를 질타했고, 한민구 장관은 “국민들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6일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 세력이 지난 8월부터 국방통합데이터센터(DIDC) 서버를 통해 국방망에 침투, 각종 군사기밀과 자료를 빼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해킹에 감염된 컴퓨터는 모두 3200여 대로 2500여 대는 인터넷용, 700대는 내부망용이다.
 
한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진화하는 해킹 기술에 대한 백신체계 구축 및 관리가 미흡했다”며 “관련 업체를 통해 식별된 취약점 보완 및 검증 작업을 하고 있고 이어 새 백신체계로 전면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 “자료가 유출된 경우라도 적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암호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향후 대책으로 ▲국군사이버사령부 및 각 군 사이버 조직 확대 ▲우리 군 전용 백신체계 개발 ▲사이버 특기, 사이버 예비군 신설 등 사이버 전문인력 확보 노력 등을 소개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이 고도의 해킹 수법에 당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군의 안이한 보안관리로 발생한 ‘인재’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강하게 질타했다.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북한이 사이버전에 전력을 기울임에도 군이 주요 기밀이 유통되는 내부망에 대한 기본 점검을 소홀히 한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라며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나왔지만 국방부는 해킹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안전하다고 답변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영 의원은 “인터넷망과 국방망 회선을 제대로 분리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고도의 해킹수법도 아니고, 초보적인 수준의 해킹에 당했다. 대문을 그냥 열어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도 “군이 사이버상 경계에 실패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단순히 대통령 개인뿐만 아니라 추진하던 정책에 대한 탄핵도 의미한다”며 “사드 배치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으니 배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드 문제는 특정 정파적 이익이 아니라, 북핵과 미사일 대응 태세 강화 차원에서 추진됐다”며 “동맹국과 맺은 약속으로 배치 절차를 계속해 나가고, 그 과정에서 국민적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 참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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