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노트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A씨. 바쁜 오후 급하게 일을 마감하던 중 무선마우스의 건전지가 바닥이 난다면? 이른 새벽 출근길에 오르는 B씨, 밤늦게 멈춰선 알람시계에 미리 사놓은 새 건전지를 갈아 끼웠지만 시계는 움직일 줄 모른다. 회사에서 야근 중이던 C씨는 갑작스런 정전으로 급히 벽에 걸린 비상랜턴을 꺼내들었지만, 랜턴은 켜지지 않았다.
제이앤케이사이언스의 USB 충전식 건전지 '라이토즈 건전지'는 일상 속 불편에서 탄생했다. 기존 전용 충전기가 필요한 충전식 건전지에서 편의성을 더한 제품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같이 건전지 자체에 마이크로 5핀 USB케이블을 직접 연결해 충전할 수 있는 포트를 내장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일회용 건전지 대비 친환경과 비용절감 장점을 갖췄다.
조금용 제이앤케이사이언스 대표.사진/제이앤케이사이언스
지난 9일 서울 방배동에서 만난 조금용 제이앤케이사이언스 대표는 "작은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것에서 시작됐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시도였지만 누구도 하지 하지 않았던 일로,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2009년 아이폰의 선풍적 인기 이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형성된 마이크로 5핀 USB케이블 인프라에 주목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모두 라이토즈 건전지의 잠재고객이었다.
제이앤케이사이언스는 2014년 6월 라이토즈 건전지 기술 원천특허를 획득했고, 올해 2월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중소기업들이 직면하는 판로 확보 및 마케팅 등의 어려움은 '킥스타터'로 해소했다. 킥스타터는 2009년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로, 개인이나 기업이 아이디어를 사이트에 올려놓으면 후원자들이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제이앤케이사이언스는 지난해 2월 킥스타터에 라이토즈 건전지를 소개했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80개국 3175명이 펀딩에 참가해 최종 11만달러를 투자받을 수 있었다.
조 대표는 올해까지가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었다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글로벌 시장으로, 준비는 마쳤다. 내년도 예상 매출은 올해(22억원)의 두 배가 넘는 48억원 수준이다. 그는 "사업 초반 안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숫자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내년 상반기 확실한 성과가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미국과 호주, 인도, 터키 등 4개국 수출이 확정됐고, 현재 글로벌 주요 바이어 5개 업체들과 사업협력을 논의 중으로 내년 초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케팅 및 판로 확대에도 잰걸음을 내고 있다. 지난달 1일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와 배터리 업체 최초로 마케팅 계약에 성공했다. 앵그리버드의 캐릭터를 라이토즈 건전지 디자인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에는 글로벌 로비오 브랜드 제휴업체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할 예정이다. 조 대표는 "충전용 건전지인 만큼 로비오의 지구환경 보호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 만큼 우리 제품의 질과 신뢰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달 말 이마트 입점이 예정돼 있다.
마이크로 5핀 USB케이블로 충전이 가능한 '라이토즈 건전지'.사진/제이앤케이사이언스
내년 3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 건전지의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신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조 대표는 "새로 산 건전지가 진짜 새 것인지 알지 못해 소비자들이 손해보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등 선진국들은 화재경보기나 비상랜턴에 건전지를 넣어 사용하는데, 만약 잔량을 제때 확인하지 못해 교체타임을 맞추지 못할 경우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글로벌 관급시장도 노려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다국적 기업으로 점철된 국내 건전지 시장을 비롯 글로벌 시장에 친환경·편의성을 앞세워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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