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추억을 파는 노인 영화관 설립 '붐'
허리우드 클래식, 관람료 2천원…시니어키노, 노인 일자리도 창출
입력 : 2016-12-05 14:21:20 수정 : 2016-12-05 14:32:39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국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어 국제연합(UN)이 규정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오는 2026년이면 20%를 돌파해 초고령 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웃나라 일본이 초고령 사회 진입에 걸린 36년과 비교해 10년이나 빠르다. 이로 인해 노인복지 문제가 중요한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지만 현실은 참혹하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국가 정책의 부재와 사회적 관심의 빈곤 속에 '추억을 파는 극장'이 눈에 띈다. 
 
최근 영화 한 편을 5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2000원에 제공하는 극장이 등장했다. 어르신들이 모이는 종묘와 탑골공원 근처 낙원상가 4층 ‘허리우드 클래식’이 그곳이다. 멀티플렉스가 성업하는 시대에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이곳의 극장장은 놀랍게도 30대의 김은주씨다.
 
머리로 셈하지 말고 가슴으로 일하자는 것이 ‘허리우드 클래식’의 운영 철학이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눈높이에서 영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한국전력을 다니다 영화기획사로 직장을 옮기며 영화 일을 했다. 첫 극장 ‘스카라’ 이후 ‘드림시네마’와 ‘허리우드 클래식’과 인연을 맺고 운영을 해오고 있다.
 
‘허리우드 클래식’은 2009년 1월 극장 문을 연 후 지금까지 100여 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일주일에 한 번 상영 프로그램을 바꾸고 극장 주변 식당, 이발소, 떡집의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재 평일에는 700명, 주말에는 800~1000명 관객이 찾는다. 매일 매진이다.
 
김은주씨는 “개관 때부터 관객의 반응이 좋았다. 하지만 젊은이들과 달라서 인터넷 홍보는 불가능했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입소문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인천시에도 노인의 문화 향유와 일자리 마련을 위해 시행 중인 ‘시니어키노’ 영화 상영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시는 지난 2013년부터 추억의 영화와 최신 흥행작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시니어키노’ 상영관에 지금까지 약 4만명의 노인이 영화를 관람했다고 밝혔다. 
 
시니어키노 상영관은 부평구 소재 노인종합문화회관(1관)과 부평민방위교육장(2관), 중구 소재 한중문화관(3관), 계양구 소재 계양문화회관(4관) 등이 운영하고 있다. 상영관별 일정에 따라 주 2회 운영하며 상영시간은 오후 2시부터다.
 
‘시니어키노’ 영화가 상영되는 날이면 ‘키노도우미’ 노인 40명이 좌석안내와 질서 유지, 상영관 환경 유지, 시니어키노 상영작 안내, 안전교육, 영화관람 매너교육 등을 지원하고 있다. 키노도우미는 만 65세 이상 기초 연금수급자격을 갖춘 건강한 노인으로 구성돼 있다. 하루 5시간씩 월 6회(총 30시간) 근무하며, 월 20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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