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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강화에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전월세난 재현되나
대출금리 일제히 오름세…내년부터는 잔금대출도 여신심사 적용
주택시장 침체 전망에 집 구입 미루는 실수요 늘어
2016-11-30 16:02:55 2016-11-30 16:02:55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내년 서울 지역 전월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상승과 대출 심사 강화 그리고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월세난이 가중될 것이란 것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는 3.08%로 전월보다 0.05%p 상승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9월에 이어 두 달 새 0.19%p 올라 다른 대출상품보다 상승폭이 컸다. 내달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더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 여파로 시중은행들의 신규 대출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다음달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신청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고, 내년 1월1일부터 아파트 잔금대출에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됨에 따라 서민들의 대출 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기존 대출자들도 대출금리 인상에 따라 이자비용 부담이 늘게 됐다.
 
이에 따라 각종 부동산 규제와 대출 심사가 본격적으로 강화되는 내년에는 서울 지역 전월세난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 지방에서는 부동산 침체로 전월세 가격이 떨어지는 지역도 있지만 서울의 전월세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전월세 가격을 견디지 못해 서울을 이탈하는 행렬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면서 주택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서울의 평균 전세 가격은 1억7630만원에서 2억4018만원으로 3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월세는 67.4%나 상승했다.
 
빠르게 상승하는 전셋값으로 인해 올 상반기 서울 지역 평균 전세가율은 70%를 넘어섰다. 관악구, 광진구, 성북구, 강북구, 구로구 등은 전세가율 80%를 돌파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돈을 좀 더 보태 집을 구입하려는 수요도 늘었지만 최근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
 
서울 강북구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내년 대출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첫해라 무리해서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는 감소할 것"이라며 "매매 수요가 감소하면 전월세 수요가 증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말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일몰을 앞두고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는 건설사들이 늘면서 재건축에 따른 이주수요도 전월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에는 개포 시영, 고덕 주공3단지, 서초 우성 1차 등 주로 강남4구 지역 물량의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올해 철거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내년으로 사업이 연기된 공덕 SK 리더스 뷰(마포로6구역), 보라매 SK뷰(신길5구역), 월계2구역 아이파크(월계2구역), 백련산 SK뷰 아이파크(응암10구역) 등도 내년에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내년 분양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 A공인 관계자는 "내년 주택시장이 침체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보니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대기자들도 늘고 있다"며 "원하는 수준으로 주택가격이 떨어질 때까지는 조금 올려주더라도 전세나 월세로 남아있겠다는 수요자도 많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대출금리 상승과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해 내년 서울 지역 전월세난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서초 우성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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