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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마켓·11번가 가격관리 소홀…소비자만 '바가지'
판매자 같은데 동일 상품 가격 3배 이상 차이
2016-10-31 14:39:07 2016-10-31 16:32:23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 SNS를 통해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이 난 이어폰을 발견한 A씨는 구매를 위해 G마켓에서 해당 상품을 검색했다. 2만9800원에 내놓은 판매 페이지를 통해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더 저렴한 제품을 찾을 요량으로 다시 검색결과 화면으로 돌아온 A씨는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똑같은 제품이 동일 판매자의 또다른 판매 페이지에서 10만9000원에 올라와있는 것. 장바구니에 담아둔 2만9800원짜리 제품이 혹시 '짝퉁'이 아닐까 의심이 들어 구매를 포기했다. 정품 유무와 바가지에 대한 믿음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마켓, 11번가 등 일부 오픈마켓에서 같은 판매자가 판매하는 동일 상품의 가격이 많게는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국산 이어폰의 경우 같은 판매자가 내놓은 상품인데도 접속하는 판매 페이지에 따라 가격이 최소 2만9800원부터 최대 10만9000원까지 그 차이가 무려 3.7배에 달했다. 배송비를 고려해도 가격차이는 여전히 3.3배가 넘었다.
 
소니의 미러리스 디지털카메라는 같은 제품, 같은 구성품임에도 가격차이가 10만원이 넘는 경우도 발견됐다. 한 판매자가 판매 페이지를 개설할 때마다 다른 판매가를 매긴 탓에 렌즈가 포함된 소니 ILCE-5100L 제품 패키지 가격이 최소 54만9000원에서 최대 64만5050원으로 그 가격차이는 9만6050원에 달했다. 한술 더 떠 렌즈가 포함되지 않은 상품은 렌즈가 포함된 패키지 상품보다 10만1000원 비싼 65만원에 달했다. 역시 동일한 판매자가 올린 판매 페이지였다. 실제 10만원 가량 더 비싼 판매 페이지에 접속하면 이미 구매한 소비자들이 남긴 상품평이 다수 게시돼있는 것으로 볼 때 10만원 이상 '바가지'를 쓰고 구매한 소비자들이 존재한 셈이다.
 
이 같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같은 판매자들은 대부분 각 오픈마켓이 선정한 '파워딜러'인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는 일부 비양심적인 판매자들의 꼼수 판매도 있지만, 오픈마켓 측의 판매자 관리 소홀에 따른 책임이 더 크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오픈마켓은 여러 중소규모 판매자들의 판매 중개 역할을 하지만 소비자들은 오픈마켓 본사의 기업이미지와 신뢰도 등을 보고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판매자 관리는 오픈마켓에 있어 중요한 사항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 이 같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오픈마켓 업계는 배송과 결제 등 다양한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오픈마켓 업계는 사업특성상 가격책정은 해당 판매자의 권한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해 본사가 관여할 수 없다는 해명이다. 소비자들이 최저가 검색 등을 통해 직접 가격을 비교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G마켓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수시로 모니터링 하고 있으며,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이 책정됐을 경우 카테고리 매니저가 해당 판매자에게 연락을 취해 조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오픈마켓에서 동일한 판매자가 올린 디지털카메라 판매 페이지에 따라 가격이 10만원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사진제공=G마켓)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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