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24일 국회가 한 달여, 혹은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는 싸움을 시작하는 날이다. 바로 내년도 예산안 및 세법개정안 심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39일 앞둔 이날 국회를 찾아 여야의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부실산업 구조조정이 한창인 때 마련된 예산으로 그 어느 때보다 별 탈 없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으면 하는 마음이 크겠지만, 400조7000억원짜리 예산이 헤쳐 나가야 할 앞날은 어둡기만 하다.
당장 '최순실 게이트'라고 불리는 정권에 대한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은 '내년 예산에 스며들어있는 비선실세 예산을 샅샅이 찾아내 다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더욱이 내년은 대통령 선거의 해다. 지난 대선 이후 국가기관의 정치개입 문제를 줄곧 제기해왔던 야당의 입장에서 허투루 보고 넘길 예산이 아니다.
제도적으로도 그렇다. 재작년과 지난해만 해도 '내 편인 것' 같았던, 그래서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 담뱃세 인상이라는 세제 개편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국회선진화법 규정도 이제는 남의 편이 된 것만 같다.
국회선진화법은 국정운영의 중요한 축인 인사와 예산에 있어 정부여당의 주도권을 인정해주는 대신 법안은 여야의 합의로 만들자며 도입된 법이다. 예산안 및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의 본회의 자동부의제도(국회법 85조3항)도 이때 만들어졌다.
진통이 적지는 않았으나 이를 계기로 한동안 유명무실했던,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정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는 헌법 54조2항도 지킬 수 있게 됐다.
본회의에 자동부의되는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 지정 권한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정 의장은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는 것이 최선'이라는 입장이지만, 대기업 증세를 위한 법인세법 개정안이 상정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사활을 건 싸움이 이어지면서 해를 넘겨도 예산을 편성하지 못 하는 '준예산 사태'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여당이 예산안 처리 거부라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얼마 전까지 '추경은 타이밍'이라고 말하던 정부여당을 생각하면 상상하기 어렵다. 이제 곧 '어드밴티지'는 사라지고 '책임'만 남은 정부여당의 맨얼굴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온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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