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다음 주부터 본격화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쟁점 중 하나가 '소규모 임대소득 과세 유예' 조치다.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더해, 내년 대선을 앞둔 선심성 행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제출하며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연2000만원 이하 소규모 임대소득자에 대한 과세 감면 기한을 2018년 말로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임대소득에 대해 14%의 단일세율로 분리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2014년 이후 또 한 번의 과세 유예를 예고한 것이다.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본격적인 과세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이번 유예기간 연장 제안은 향후 임대소득과세 정상화 과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문제가 있다"며 "소득세법상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명시돼있음에도 이것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조세정의를 심각하게 위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을 강조하며 "주택 임대시장 안정과 서민 주거비용을 위해 과세를 한시적으로 보류하더라도 소득 간 과세형평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분리과세 및 종합과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예정처의 주택임대소득 과세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마련돼있는 소규모 임대소득 과세 체계를 적용할 경우 1350만원을 기준으로 분리과세의 유·불 리가 달라져 소득세 과세체계를 복잡하게 하고, 사업소득 등 이미 상당한 종합소득이 있는 고소득 임대소득자에게 세제혜택이 커진다는 문제점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일몰 규정을 원칙대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당론으로 정한데 이어 국민의당도 추가적인 과세 유예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소규모 임대소득 과세 유예에 대해서는 야당의 연합전선이 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국민의당 협상 창구 역할을 맡은 박주현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임대소득과 일감몰아주기가 대표적인 '지대추구행위(생산적 활동 없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 아닌가. 국정감사에서 국세청에서 2014년부터 전월세 확정일자 자료를 확보해오고 있어 내년 시행에 문제가 없다고 확인했다"며 "(이 같은 정책결정 배경에는) 내년 대선이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정부 세법개정안의 연간 세수효과(전년대비 기준)가 평균 1조6600억원이었던 데 비해 올해는 3200억원에 그친다는 예정처의 분석도 나와있다. 예정처는 올해 정부의 세법개정안에 대해 "안정적인 세수증대를 위한 주목할 만한 내용이 없고, 기존에 진행되던 비과세·감면 정비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낮은 점수를 줬다.
국민의당은 정부의 소규모 임대소득 과세 유예 방침이 알려진 후 생활비 충당이 목적인 은퇴 생활자나 영세 임대사업자들의 형편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박 의원이 '추가 유예는 불가'라는 기본 입장을 갖고 세법개정 협상에 임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세법 심사 과정에서 유예 기간 단축 등을 두고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 강남 일대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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