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줄어든 경매시장 '역대급 호황'
주택 훈풍에 올초보다 32%↓…"정책 불확실성에 낙찰가율 감소 가능성"
2016-10-20 15:12:40 2016-10-20 15:15:31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주택시장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경매로 나오는 물건수가 급감했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내집을 마련하겠다는 수요자는 계속해서 경매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물건이 줄어들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하지만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향후 낙찰가율 조정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주거시설 경매 진행건수는 3059건을 기록했다. 지난 5월(4146건) 이후 올 4개월 연속 물건이 줄고 있다. 올해 1월 4496건의 경매가 진행된 것과 비교하면 무려 32.0%나 줄어든 것이다.
 
경매물건이 줄어들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주거시설 평균 응찰자수는 올해 1월 5.2명 수준이었지만 3월 6.6명으로 크게 오른 이후 7월에는 6.8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8월 6.7명, 9월 6.6명 등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이 업체가 경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7월 6.8명은 역대 가장 많은 응찰자 기록이다.
 
 
올해 월별 주거시설 경매진행건수. 자료/지지옥션
 
 
 
경매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낙찰가율 역시 크게 올랐다. 9월 평균 낙찰가율은 90.1%로, 이 역시 2001년 이후 역대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전 최고치는 지난 2007년 3월 기록한 90.09%다. 낙찰가율이 90%를 넘은 것은 2차례 뿐이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경매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매매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물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특히 전세는 물론 매매까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은 입찰받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도권의 경우 경매 경쟁이 더 치열한 상황이다.
 
9월 수도권 주거시설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7.8명에 달하며 지난 2009년 5월 기록한 최고 기록인 7.5명을 넘어섰다. 경기도는 물건 1개당 8.2명이 몰릴 정도로 경쟁이 더 치열했다.
 
또 낙찰가율 역시 서울이 93.5%를 기록하는 등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는 수도권은 전국 평균(90.1%)보다 높은 91.3%에 달했다.
 
반면 지방은 주택시장 호황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와 세종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경매시장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주택시장 과열방지책이 예고되고 있어 낙찰가율 조정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던 2008년 수준을 넘어설 정도로 경매시장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뚜렷한 물건 증가 요인은 없지만 실수요와 투자자의 진입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낙찰받기 위한 경쟁 과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최근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물건 감소 속에서도 낙찰가율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아도 주택가격 하락기에는 향후 시세를 밑돌수도 있는 만큼 입지 확인과 경매 목적 등을 분명히 하고 응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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