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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모로우)가벼운 독감도 시니어에겐 치명적인 질병된다
면역력 약한 노인, 사망률 젊은층 대비 107배…예방접종은 심장병 예방 효과도
2016-10-10 14:16:18 2016-10-10 14:16:28
올해도 예년처럼 독감 유행이 예고되고 있다. 흔히 독감을 심한 감기정도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감기와 독감은 다른 질환이다. 감기는 끊임없이 변종을 일으키는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감기는 코를 중심으로 한 상기도 감염이 일반적이라 기침,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짧으면 3일, 길게는 2주까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일주일이면 저절로 낫는다.
 
반면 독감은 감기와 달리 대부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독감은 고열, 근육통, 설사 등 전신에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은 자연 치유되지 않고 폐렴과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만성질환자, 노인과 같은 면역저하자에게 발생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독감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에게 특히 위협적이다.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서 발표된 지난 10년(2003~2013년)간 한국인의 독감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독감으로 인한 사망은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게 잦았다.
 
65세 이상 노인의 독감 사망률은 46.98로 15~44세 젊은 층의 0.44보다 107배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한국인 전체 독감 사망자의 64%가 A형 H3N2 바이러스에 의한 독감이었으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이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률이 31.94에 달했다.
 
이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층은 반드시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약 80% 정도,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약 60% 정도의 예방 효과가 있어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 노인에게는 치명적 질병
 
일반적으로 독감 환자 수는 겨울을 앞두고 증가하다가 2월 중순 정점에 달한 후 3월 봄 시즌을 맞아 다시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 독감도 4월까지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건당국이 시니어에게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권하는 이유다.
 
하지만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해도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약 80% 정도,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의 경우에는 약 60% 정도 예방 효과가 있어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독감은 기침이나 재채기 등으로 인한 분비물로 전파되기 때문에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 발, 얼굴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몸의 저항력을 높이기 위해 과로를 피하고 수시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 시니어라면 특히 사람이 많은 곳으로의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서는 적절한 환기와 습도를 유지하며, 충분한 수분 섭취와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건국대학교 법인에서 운영하는 시니어 주거복지시설 ‘더 클래식 500’의 조은경 메디컬센터장은 “일반인에게는 가볍게 여겨질 수 있는 독감이 노인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질병”이라며 “면역력과 신체 회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노인층의 경우 세균성 폐렴, 심부전증과 같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기존의 만성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체온변화가 독감 원인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내환경이 너무 따뜻하게 형성돼 있으면 오히려 좋지 않다.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 차이가 심하면 호흡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몸에 안 좋다. 바깥 온도와 실내 온도 차이는 5도가 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겨울철이지만 실내 온도는 18-20도가 적당하다. 내복을 입으면 실내서도 따뜻하다.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급격한 온도의 변화는 몸의 면역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습도는 40-60%가 적당하다. 알레르기 또는 천식을 앓는 환자에게는 50%의 습도를 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독감은 예방이 최선이므로 손을 자주 흐르는 물로 씻어야한다. 또한 독감 유행 시 대중이 운집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예방법은 손을 자주 씻고, 물을 자주 마셔 점막을 촉촉히 만드는 것이다. 또 기침을 할 땐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는 등 기침예절을 지키고,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비타민C가 풍부한 과채류와 항바이러스 효능이 뛰어난 마늘 등을 많이 섭취하면 면역력이 높아져 독감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예방접종 외에 일상생활에서 쉽게 독감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가벼운 스트레칭과 손 씻기다. 가벼운 스트레칭은 혈액순환을 원활하 하고 면역계를 자극해 면역력을 높인다. 10분 정도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가벼운 운동도 면역력 강화에 도움된다. 철저한 손 씻기로도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올바르게 손 씻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손바닥을 마주대고 문지른다. 이후 손가락을 마주 잡고 문지른다. 손등과 손바닥을 마주 대고 문지른다. 엄지손가락을 다른 편 손바닥으로 돌려주면서 문지른다. 손바닥을 마주 대고 손 깍지를 끼고 문질러준다. 손가락을 반대편 손바닥에 올려놓고 문지르며 손톱 밑 까지 깨끗하게 닦는다. 
 
예방접종으로 심장병 예방 효과도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면 심장 건강도 지켜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심장마비나 갑작스런 가슴 부위의 통증을 막아준다는 것이다.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연구팀이 6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5건의 선행 연구결과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어냈다. 평균 연령이 67세인 이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한 그룹은 인플루엔자 접종을 받고, 다른 두 그룹은 위약을 받거나 아무런 처방을 받지 않았다.
 
이들 중 3분의 1가량은 심혈관에 문제가 있었다. 접종 뒤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독감 접종을 받은 이들 가운데서는 2.9%인 95명이 이 기간 중에 심혈관 질환을 겪었다. 반면 위약을 처방받거나 아무런 처방을 받지 않은 이들은 4.7%인 151명이 심혈관 질환을 경험했다. 직전에 심혈관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들에게서 특히 그 효과가 컸다. 이들 중 독감 접종을 받은 이들 중에서 1년 내에 또 다른 심혈관 장애를 겪은 이는 10.25%인 데 비해 접종을 받지 않거나 위약을 받은 이들은 23.1%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독감 접종과 심혈관 질환 예방 간에 상관관계가 발견됐을 뿐 독감 접종이 예방효과가 있다고 확증할 수는 없다면서 좀 더 대규모의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무료백신은 3가, 4가 원하면 비용 지불
 
독감 백신은 최근 한 번 접종으로 3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3가 백신과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4가 백신으로 나뉜다.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접종을 앞둔 소비자들이 알아 둬야 할 사항들이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각 제약업체들이 자신들이 생산하는 백신의 장점만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독감 예방접종 백신은 올해부터 2가지로 분류되는데 3가 백신은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H1N1과 H3N2 그리고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인 야마가타와 빅토리아 중 한 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
 
4가 백신은 이들 4개 바이러스를 모두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들이 받는 백신은 3가 백신이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자를 제외한 일반인들은 독감백신을 접종할 때 3가와 4가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3가 독감백신 접종 비용이 3만원 선이라면 4가 백신은 3만 5000원에서 4만원가량으로 4가 백신이 좀더 비싸다. 무료 접종 대상자라도 4가 백신을 맞고 싶다면 비용을 전액 지불하고 4가 백신을 선택할 수도 있다.
 
4가 백신은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4가 백신 ‘플루아릭스테트라’를 처음으로 국내에 시판하면서 도입됐다. 올해는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와 SK케미칼의 ‘스카이셀플루4가’가 4가 백신 경쟁에 합류했다. 문제는 누가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독감 백신을 접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4가 백신은 아직 비싼 가격만큼 확실히 향상된 효능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현재까지는 3가 백신 접종으로도 독감 예방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결국 4가 백신이 3가 백신에 비해 예방 범위가 넓기 때문에 효과가 큰 것은 맞지만 결국 3가를 접종할 것인지 4가를 접종할 것인지는 소비자의 판단에 달려 있다.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독감 바이러스가 유행한 형태를 분석해 보면 통상 12월부터 3월까지는 A형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3~4월에는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해 왔다. 연령이 높거나 면역력이 약한 고위험군 환자들은 이에 대비해 4가 백신을 접종한다면 효과가 있지만 평소 건강한 사람이라면 3가 백신 접종으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독감 예방접종을 시행중인 한국적십자병원. 사진/박민호 기자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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