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야당이 발의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미국의 경제민주화 실패 원인을 답습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 법안이 결국 미국처럼 금융투자자의 권한을 강화해 오히려 양극화를 악화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김종석, 유민봉, 강효상 의원은 6일 국회에서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트럼프 현상의 뿌리와 한국경제의 대안’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제민주화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펀드자본주의가 압도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금융투자자들의 힘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주식시장 위주의 구조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이 과정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계층은 금융투자자들과 이들과 불경한 제휴를 하며 스톡옵션을 많이 받은 최고경영자”라며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평균 10배 가량 높아졌고 일부 금융투자자들의 수입은 톱 CEO 수입의 10배 수준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수입의 상당 부분은 주식시장을 통해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의 형태로 기업에 있는 돈을 빼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주식투자자들 중심이다 보니 투자자들이 기업을 장기적으로 키워서 적정한 이윤을 받아가기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체제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 때문에 그나마 기업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사업을 전개 시킬 수 있는 총수나 재벌 일가의 주식 보유를 억제하는 야당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은 주식투자자들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의 경제민주화 법안들도 기업에 대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총수나 재벌 일가들의 지분 확보를 억제해 금융투자자들의 힘을 더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경쟁적으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을 국회에 상정해 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은 ‘연목구어’ 법안들”이라며 “이번 법안들은 대기업의 투자 및 자원 배분에 있어서 그렇지 않아도 강해져 있는 금융투자자들의 힘을 더 강화시키는 것들이기 때문에 경제 양극화를 오히려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재벌들에게 재단을 통한 승계를 허용하면서 ‘투자-고용-분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주주’가 아니라 ‘주관재인’으로서 원고객들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해 투자하도록 하는 새로운 기업권력지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한국적 상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 분석”이라며 “소액주주운동이 한국의 경제민주화 논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고 소수 주주권의 행사를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정당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석·유민봉·강효상 새누리당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미국 경제민주화 실패의 교훈 - 트럼프현상의 뿌리와 한국경제의 대안' 세미나에서 토론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사진/김종석 의원실 제공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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