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23조4689억원. 8월 말 기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다. 지난 2002년 10월 시장개설 당시(3444억원) 대비 15년 새 68배 넘게 급증한 결과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위 5개사의 비중이 91.1%에 달해 소수 자산운용사 과점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월 말까지 거래소에 상장한 국내 ETF는 총 156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운용사가 ETF 상품을 발행한 것으로 특히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ETF 전체 순자산총액의 절반 이상(51.74%)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21.58%), KB자산운용(6.4%), 한화자산운용(5.76%) 등이 뒤를 잇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ETF 자산규모가 커 박리다매가 가능한 삼성운용이나 미래에셋처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면 좋겠으나 실행까지의 비용부담은 만만치 않다"며 "시장이 더 커지더라도 후발주자인 중소형운용사의 ETF 시장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형운용사는 갈수록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진 상장폐지에 나서는 곳도 있다. 이달 말 대신자산운용의 유일한 ETF인 GIANT 현대차 그룹 ETF가 상장폐지할 예정으로, 이후 상품을 발행한 국내 ETF 운용사는 14개로 감소한다.
거래량 부족과 원본액(50억원) 미달 등이 그 이유로 앞서 동양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도 같은 사정에 의해 ETF 사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대신운용 관계자는 "소규모펀드 정리를 위해 운용본부와 지속적인 고민 끝에 임의해지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다만 ETF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어서 향후 시장흐름에 맞는 상품 출시는 열어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대신운용(0.05%)을 비롯한 유리에셋자산운용(0.28%), 동부자산운용(0.15%), 하나UBS자산운용 등 8개 운용사의 ETF 시장 점유율은 모두 0%대로 모두 합쳐도 1%가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운용사 선택에 따라 언제든 정리대상이 될 여지는 충분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ETF 시장이 커질수록 차별화한 상품을 구성할 수 없는 운용사는 경쟁력을 상실해 자연히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에서 투자 영속성은 배제한 채 상대적으로 정리절차가 쉬운 임의해지를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ETF 운용사에 ETF 자진 상장폐지를 자제하라고 주문한 것도 그런 이유다. 운용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ETF를 무분별하게 상장했다가 상품성이 떨어지면 상품을 없애는 관행을 막겠다는 취지다.
한편 '하반기 ETF 큰 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버스레버리지 ETF 2X' 상품의 이달 말 출시가 임박한 가운데 10개 운용사가 일제히 시장 공략에 나선다. 지수 움직임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돼 지수가 1% 하락하면 ETF 기준가는 2% 오르는 구조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이번 인버스레버리지 ETF 투자수요는 폭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점유율이 미미한 운용사들도 경쟁력을 갖춘 신상품을 출시한다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라며 "스마트베타 등 퀀트전략을 활용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미국의 중소형 운용사를 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추후 IFA가 ETF 위주로 자산배분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스마트베타 ETF와 같은 기관투자자 맞춤형 ETF를 출시해 연기금의 수요를 끌어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8월 말 기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은 23조4689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2년 10월 시장개설 당시(3444억원) 대비 15년 새 68배 넘게 급증한 결과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위 5개사의 비중이 91.1%에 달해 소수 자산운용사 과점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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