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옐런 의장이 미국 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제기해 세계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경제에도 큰 파장이 밀려올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국가미래연구원은 ‘과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언제 할 것인지?, 우리경제에는 어떤 부분에, 얼마나 심각한 파장이 밀려올지? 또 어떤 대비책이 필요한지?’ 등을 알아보기 위한 좌담회를 가졌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서강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좌담회에는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이재우 보고펀드 대표가 참석해 주식 및 외환시장과 원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등을 분석하고 대응책을 검토했다. 다음은 이날 좌담회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편집자>
△김광두 :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특히 주식시장 채권시장 그리고 환율 변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자.
-신세돈: 옐런 의장이 말하는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되었다는 근거는 미국의 고용 시장의 실적이 굉장히 좋아졌다는 점과 민간 소비가 호전되고, 또 주택시장도 상당히 잘 나가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재우: 미국은 1994년, 1999년, 2004년 이렇게 한 세 번 정도 금리를 인상했다. 그런데 그 때마다 그냥 동조해서 소위 커플링이 우리 금리도 같이 움직였느냐 하면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김광두: 어쨌든 금리를 올리겠다는 신호로 보아야 하지 않나?
-신세돈: 1970년에서부터 지금까지 한 40년의 연방 기금금리를 올린 역사를 보면 대체로 평균적으로 올라가는 금리가 2%포인트에서 3%포인트 정도이다. 물론 2004년은 굉장히 많이 올렸는데, 이유는 2001년도에 IT 버블이 터지면서 그걸 수습하기 위해서 부시정부가 굉장히 금리를 많이 내렸는데 그걸 회복하는 과정에서 많이 올라갔다. 평균적으로 보면 기준금리가 약 3% 올라가는데 0.25%P씩 끊어서 올리니까 평균 12회에서 14회 정도 올렸다. 미국은 작년 12월에 한 번 올렸지만 이것은 시작일 뿐이고 앞으로 3년은 계속 인상한다고 보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재우: 그러나 미국이 금리인상을 예상보다 신중하게 추진할 수도 있다. 세계경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만 경기가 좀 괜찮다고 해서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 시장의 기대다.
△김광두: 주식투자에 관계하시는 분들 생각과 전체 경제를 보는 입장은 다를 수가 있다. 문제는 9월에 올리느냐, 12월에 올리느냐 ,아니면 9월에도 올리고 12월에 또 올리느냐, 이게 당장의 관심사항 인데.
-신세돈: 미국이 일단 금리를 올리는 것은 확실하다고 봐야한다. 그 이유는 지금 미국의 금융산업이 기진맥진해 있는 상태다. 따라서 FRB가 미국 금융 산업의 건전성을 뒷바라지 해주는 조직이라고 봤을 때 금융 산업, 특히 은행산업 쪽에서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줘야만 숨통이 트인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 금리인상 압력을 받았지만 금년 초 같은 경우에는 브렉시트도 있고, 중국 사태도 있고 해서 계속 미뤄오다가 지금은 막다른 골목에 와 있다.
△김광두: 결국 금리를 올리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관심사다.
-이재우: 한국 통화 정책은 사실 소규모 개방 경제 성격을 갖고 있고 그러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이나 선진국에서 통화 정책을 쓰고 나면 좀 후행하는 경향이 있다. 2004년의 경우는 미 연준이 6월부터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기 시작했는데, 한국 통화당국은 그해 말까지 오히려 두 차례에 걸쳐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금 금리를 올리기에는 우리나라의 경제 사정으로 좀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김광두: 미국 금리가 인상되었을 때 우리 증권시장이나 채권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나?
-이재우: 금리 하나만을 가지고 주가가 오를 것이다, 떨어질 것이다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자금이탈로 약세를 보일 것이다.
외국인 자금 이탈하면 주식·채권가격 하락은 불가피
△김광두: 신 교수의 생각은?
-신세돈: 미국 금리인상은 명백하게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자금의 비중이 30%가 넘는다. 이 자금들은 일단 미국금리가 올라가면 이동을 초래할 것이다. 지금 금리는 전 세계가 0.5% 수준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 환율 시장의 환율 움직임은 하루에 1% 가까이 움직여버린다.
-이재우: 다만 약간의 차이를 느끼는 것은 미국도 신중히 대처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미당국자들이 자꾸 말하는 게 “데이터 보고 결정하겠다,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는 얘기를 한다.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고 급격하게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미국도 좀 조심스럽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광두: 우리 환율에 대한 영향은?
-신세돈: 몇 달 전 미국이 6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 때 우리 환율이 순식간에 1,230원까지 올라간 적이 있다. 그것을 봤을 때 만약에 금리를 9월이든 12월이든 올린다고 보면, 환율 시장에는 굉장히 큰 충격이 온다고 본다. 외국계 투자가들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해서 보유하고 있는 한국 주식이나 채권을 팔고 일단은 돈을 빼내가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달러로 바꿔놓는 과정에서 외환시장에서 환율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그것도 적어도 1,250원대로 현재보다도 약 80원 정도까지는 올라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재우: 요즘 펀드 매니저들이 굉장히 어려워하는 것이 어떤 과거의 패턴이나 일반적인 경제 이론으로 많이 봤던 것들이 많이 깨지고 있고, 다르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물론 전반적인 트렌드로 봤을 때 금리 인상은 달러 강세로 갈 것이고 하는데 이의는 없다.
그러나 과거의 추세로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환율에 영향을 주는 것들은 조금 더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광두: 그러니까 트렌드를 보면 원화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정도나 기간 같은 것은 조금 더 신중하게 봐야할 것 같다는 분석인가?
-이재우: 미국이 금리를 이번에 만약 9월에도 올리고 12월에도 올리면 원화는 급속히 약세가 되고, 달러는 강세가 될 것이다. 그렇지만 단정적으로 ‘원화의 약세, 달러의 강세’로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김광두: 미국이 금리를 어떤 식으로 올리느냐에 따라 우리경제 파장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그런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돈: 앞으로 6개월을 놓고 보면 환율이 올라가는 방향만큼은 확실하다. 문제는 한국은행이 이를 두고만 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환율안정을 꾀하려면 계속해서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할 만한 실탄이 있느냐가 또 문제가 된다. 향후 6개월 동안 환율의 움직임에 결정 변수는 투기꾼의 움직임이라고 보아야한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당국과 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될 부분이다.
△김광두: 남은 문제는 우리나라의 금리 조정문제인데 어떻게 전망하나?
-이재우: 지금 국내 경제사정으로 보아 금리를 올릴 환경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미국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우리도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하지만 만약에 미국이 점진적인 페이스를 갖고 올린다고 하면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광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데도 한국은행이 국내 여건으로 봐서 금리 인상할 수 없다면 외환 유출 문제가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정부에서 하는 이야기는 우리가 3,700억 달러의 외환 보유고를 갖고 있고, 또 경상수지가 계속해서 흑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은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신세돈: 우선 5년 만기 또는 10년 만기의 미국 국채와 한국국채의 수익률을 놓고 보면 명목상으로는 약 0.4 ~0.5% 차이가 난다. 명목적으로 우리가 좀 더 높다. 그러나 우리가 갖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하면 사실상 한국 국채금리는 할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금리가 사실상 낮다고 할 수가 없다. 이런 과정을 감안해 0.25~0.5%P를 올려버리면 한국 국채는 더 이상 투자가들에게 매력이 없어진다. 그래도 외국 투자가들이 한국국채 물에 대해서 굉장히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은 금리가 아니라 원화 환율이 계속해서 강세가 되어준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허물어지면 혼란이 온다. 따라서 미국이 앞으로 6개월 동안에 두 번 정도 금리를 올리면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한국의 금융시장에 심각한 자본의 고갈(Drain)이 생긴다.
신세돈 숙대교수(왼쪽부터),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재우 보고펀드 대표가 미국금리인상파장에 대한 좌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국가미래연구원 제공
국가미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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