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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흑자전환 시동걸다
2008-03-02 16:55:43 2011-06-15 18:56:52
 기아차가 흑자전환을 위해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기아차는 최근 유휴자산 매각, 원가혁신, 임원 연봉 20% 반납 등 대대적인 자구노력을 펼치고 있다.  노조도 신규채용 없이 전환배치에 합의했다. 모두가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회사의 경영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특히 신차 모하비 생산라인의 96명 전환배치에 노사 합의함으로써 대타협을 이뤄냈다. 지금까지의 노사 대립관계에서 상생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내디딘 셈이다.
 
 기아차는 지금까지 전환배치가 어려워 신차를 양산하거나 생산 물량을 늘려야 할 때 다른 라인에 남는 인력이 있어도 추가로 신규 사원을 채용할 수 밖에 없는 기형적인 인력 운영을 반복해 회사의 심각한 경쟁력 약화를 초래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모하비 신차 생산라인의 전환배치를 노사 합의함으로써 기아차는 신규 채용없이 기존 인력을 투입하는 탄력적인 인력 운영이 가능해졌다.
 
 기아차 노조는 회사가 2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생산성 하락이 수익 개선과 장기적인 고용안정의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공감하여 최근 신차 모하비 생산라인에 96명의 전환배치를 노사 합의했다. 이번 전환배치 합의과정에서 대상인원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전환배치에 적극 동참하는 등 생산현장 노조원들도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기아차 노조는 신차 모하비 출시를 맞아 품질 확보와 납기일정 준수 등 수익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지난 1월 3일 모하비 신차발표회에 참석한 김상구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장은 "노조에서 생산과 품질을 책임지겠다"며, "고객이 믿고 탈 수 있는 품질 좋은 차를 제때 만들어 기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약속을 지켜 품질 확보에 최선을 다했고 기아차는 이 같은 노조의 협조를 바탕으로 모하비의 출시 일정을 맞추고 출시 이후 두 달만에 3,500대의 계약고를 올리는 등 신차붐 조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기아차는 회사 차원에서도 필사적으로 자구노력을 기울여왔다.
 
 기아차는 지난해 9월 시화공장 부지를 670억원에, 12월 서산 부지를 1,153억원에 매각하는 등 유휴자산을 매각 처분했다. 2년 연속 영업적자로 인해 발생한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유휴자산을 매각함으로써 기아차의 이자 손실도 줄었다. 기아차가 지난달 발행한 3,500억원의 1년 1개월 만기 회사채 이자율은 연 6.9%, 유휴자산을 매각하지 않았다면 고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사채 발행금액은 두 배 가까이 늘었을 것이다.
 
 또한 기아차는 지속적인 원가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사내외로부터 지난해 3조원의 원가절감 제안을 받았으며 이 중 일부가 품질 검증을 끝내고 신차에 적용되어 약 4천억원을 절감했다.
 
 기아차는 향후 출시할 신차는 원/달러 환율 900원을 견뎌낼 수 있는 원가구조를 맞춰야만 런칭할 계획이다. 올해 출시되는 5개 차종을 포함해 2011년까지 이와 같은 원가구조를 갖춘 신차 14차종을 출시함으로써 초기부터 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임원들도 회사의 경영악화를 통감하고 올해 초 연봉 20% 반납을 자진해서 결정했다.
 
 3월부터 기아차는 조직문화 활성화를 위해 전사적으로「New KIA」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는 '희망의 일터, 신뢰의 일터, 자랑스런 일터' 만들기를 목표로 전 임직원이 기업문화의 큰 흐름을 바꾸기 위해서다. 
 
 기아차는「New KIA」활동을 통해 ▲원칙을 지키고 임직원을 배려하는 등 '회사 및 현장의 관행개선' ▲경영진의 현장스킨십 강화 및 직원가족 참여프로그램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강화' ▲경영진 특강과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한 '체인지 리더 양성' ▲ 브랜드 경영, 디자인 경영과 회사의 비전을 보여주는 임직원 특강을 통한 '변화 체감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차는「New KIA」활동이 전 임직원이 회사의 자구노력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임직원들의 사기와 만족도를 높여나갈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의 체질개선은 최근 겪고 있는 경영 악화와 치열해지는 국내외 경쟁 등 안팎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됐다. 기아차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임직원들이 회사가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함은 물론 경직된 조직문화를 활성화시키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최근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2003년 6.3%였던 영업이익률이 2004년부터 급락, 2006년부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은 매년 5~9%씩 인상되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생산성과 판매 효율도 떨어졌다. 기아차의 HPV (Hour Per Vehicle; 차 한대 만드는데 소요되는 시간) 는 37.5로 도요타(22.0)의 60% 수준이며, 인당 판매대수는 2.4대로 업계 평균 3.9대에 한참 못 미친다.
 
 결국 기아차는 생산성 하락 - 원가상승 - 판매가 인상 - 판매량 감소 - 가동률 하락 - 생산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어왔다.
 
 이에 기아차는 회사 차원에서 대대적인 자구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노조도 전환배치 합의 등 결단을 내린 것이다.
 
 기아차는 올해 17조 4천억원의 매출과 매출액 대비 3% 이상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회사와 전 임직원이 동참하는 수익성 개선 활동을 꾸준히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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