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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잇몸약, 효능·효과 축소 '비상'
치주치료 후 보조치료제로 변경…치약형 제품 반사효과 기대
2016-08-18 06:00:00 2016-08-18 0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먹는(경구용) 일반의약품 잇몸약의 효능·효과가 축소되자 1000억원대 관련 시장을 장기간 양분하고 있는 동국제약(086450)과 명인제약에 비상이 걸렸다. 치약형 잇몸약들이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여 관련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년간 진행된 경구용 잇몸약의 의약품 효능 재평가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해당 제품은 동국제약 '인사돌'과 명인제약 '이가탄' 등 92개 품목이다. 의약품 재평가는 이미 허가된 제품에 대한 효능·효과 및 사용상의 주의사항 등을 재검토하는 제도다. 
 
재평가 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잇몸약의 효능·효과 허가사항이 기존 '치아지지조직질환, 치은염, 치주증 등 치주질환 치료'에서 '치주치료 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로 변경됐다. 기존에는 잇몸의 염증과 붓기, 출혈 등 치료에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재평가 결과에 따라 치과 치료 후에 보조적인 치료제로 사용토록 조정된 것이다. 
 
또한 인사돌 등 옥수수추출물 성분 잇몸약들은 '1개월 이상 증상 개선이 없을 경우 복용을 즉각 중지하라'는 주의사항이 추가됐다. 장기간 사용 시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의료진과 상의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사항을 명확히 한 것으로 기존과 큰 변동 사항은 없다"며 "일반의약품이기 때문에 치과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소비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약국에서 약을 구입하고 복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효능·효과가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변경된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소비자가 지명구매를 해도 약사가 용법·용량, 효능·효과 등에 대한 정보를 환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는 셈이다. 의약품 사용법은 제약사에겐 제품 매출에 해당된다. 
 
효능·효과 축소로 동국제약 인사돌과 명인제약 이가탄의 지난 30여년간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잇몸약 시장은 지난해 960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중 인사돌 지난해 약 420억원(복합제 포함)이 팔려 전체에서 43%를 점유했다. 같은 기간 명인제약 이가탄은 약 210억원으로 22% 점유율을 보였다. 두 제품이 전체 시장에서 65%를 차지했다. 
 
최근에 출시된 치약형 잇몸약들이 반사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치약형 잇몸약은 잇몸의 발적, 부기, 출혈, 고름 등의 완화 효과로 사용된다. 양치와 잇몸관리를 한번에 할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동화약품 '잇치'가 지난해 80억원대 실적을 올려 주도하고 있다. 잇치가 성공하자 부광약품(003000), 일동제약(000230), 태극제약, 조아제약(034940), 신일제약(012790), 한국콜마도 치약형 잇몸약 시장에 합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용 잇몸약의 허가사항 변경 내용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운 데다가 시행되기 이전이라서 소비자의 인식이 아직까진 낮은 상태"라며 "허가사항이 오는 4일부터 반영되면 치약형 잇몸약 제품으로 실적이 이동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4일부터 먹는 잇몸약의 허가사항이 보조치료제로 축소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동국제약과 명임제약에 비상이 걸렸다.(사진=각사)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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