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오는 23일부터 실시될 조선·해운산업 부실화 원인과 책임규명을 위한 청문회,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진상규명에 필요한 증인 채택을 위한 여야의 기싸움도 시작되고 있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은 각 당의 간사 의원실을 중심으로 청문회 출석 증인 신청을 대부분 완료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각 당에서 요청된 증인 명단을 취합해 하나의 안으로 정리하며 여당과의 증인 명단 채택 협상에 앞서 단일대오를 이룬 모습이다.
증인 협상의 최대 난관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10월 청와대 서별관 회의' 참석자들의 청문회 참석 여부다.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등이 대상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경우 기관 증인으로 출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최 의원은 '정쟁 우려', 안 수석은 '청와대 인사가 국회 운영위원회 외 상임위에 출석한 전례가 거의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여당이 엄호에 나서면서 야당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재위 더민주 간사인 박광온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받아들일지 못 받아들일지는 협상을 해봐야겠지만 (두 사람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는) 야당으로서는 당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분들이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각각 23~24일, 24~25일 청문회를 개최할 기재위, 정무위 양 상임위 간사진은 증인 출석 요구서 송달 시점(청문회 개최 7일 전)이 임박함에 따라 휴일인 15일 오후부터 일반 증인을 포함한 증인 명단 협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청문회가 8월 임시국회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여겨지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22일 예정) 이후에 열리는 만큼 사안의 중요성에 비해 여야의 전투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여당 소속 한 기재위 의원은 "이미 상임위 차원에서 현안보고도 거쳤고 대정부질문 등으로 이슈가 많이 소진됐다. 그래도 국가적으로는 큰 문제라 한번 정리하는 차원에서 더 들여다봐야 할 내용이 없는지 검토하고 있기는 하지만 검찰 수사도 진행 중이고 뚜렷하게 보이는 게 없어 '김빠진 콜라'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청문회 쟁점은 크게 ▲정부 당국·국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자금지원 결정 과정(청와대 서별관 회의)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1조4000억원 편성으로 인한 자본확충펀드 실효성 저하 ▲관치금융 개선 대책 ▲분식회계 등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국책은행 낙하산 인사 및 정치권 영향력 근절 대책 등이다.
대우조선해양 자금지원 결정 과정에 대한 청문회는 청와대 서별관 회의 자체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은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열린 서별관 회의에서 청와대와 정부가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도록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더민주 홍익표 의원은 이후 서별관 회의 관련 문건을 공개하고 회의 참여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서별관 회의 자체가 비공개인 만큼 문건의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히고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논의 당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을 위해 조성된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가 '무용지물'이 된 점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수출입은행의 1조원 규모 현물출자와 한국은행의 10조원 한도 대출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자본확충펀드를 서둘러 마련했으나, 지난 7월 국회에 제출한 추경예산안에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금융 확충 예산 1조4000억원이 포함되면서 제역할을 잃었다는 평가다.
야당은 자본확충펀드가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기 위한 정부의 '꼼수'라고 비판해왔으나 추경 예산 편성으로 문제가 시정된 것으로 보고 책임론을 묻기보다는 졸속 대책 마련에 대한 주의를 주는 수준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왼쪽부터), 새누리당 정진석,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의장실에서 만나 오는 23일부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른바 '서별관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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