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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모로우)"아무리 좋은 사업 아이템도 수익이 없다면 무용지물"
이상규 네오랩 대표, 스마트펜으로 매출 200억대 벤처 일궈…"노력과 열정이 성공 열쇠"
2016-07-20 14:07:30 2016-07-20 14:07:51
'경제독립, 행복한 부자를 향한 1% 꿈톡쇼' 일일 강연자로 나선 이상규 네오랩 컨버전스 대표.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뉴스토마토 본사에서 만난 이 대표는 인터뷰 도중 연신 손으로 펜을 굴리거나 펼친 다이어리에 낙서를 했다. 그는 메모라고 했지만 누가 보기에도 낙서에 가까웠다. 이 대표가 스마트펜으로 다이어리에 끄적인 물결 모양의 ‘낙서’는 그 모양 그대로 스마트폰에 떴다. 인간은 아직 종이에 써야 외워지고 머릿속으로 정리가 되는 아날로그적 DNA를 갖고 있다며 디지털에 아날로그 감성을 입힌 스마트펜을 세상에 내놓은 이 대표. 이번 해피투모로우에서는 네오랩 컨버전스 창업자 이상규 대표를 통해 예비창업자들이 기술창업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과 성공을 위한 지침사항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평소 낙서하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낙서를 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 내용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스마트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종이에 스마트펜 ‘N2’로 글씨를 쓰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글자가 나타난다. 이렇게 기록된 앱은 자동으로 스마트폰에 저장이 된다. 종이에 인쇄된 편지봉투 모양을 누르니 기록한 메모 내용이 자동으로 메일로 발송된다.
 
이상규 네오랩 컨버전스(네오랩) 대표이사는 지난 13일 서울 합정동 뉴스토마토 아르떼홀에서 열린 '1% 꿈톡쇼' 강연에서 국내 최초 ‘엔코드’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광학식 스마트펜을 소개하면서 예비창업자들에게 "꿈과 기술이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과거 누구나 한번 들어봤을 법한 네오위즈, 피망, 세이클럽. 이는 IT벤처 1세대 이상규 대표가 만들었던 회사들이다. 특히 이 대표가 몸담았던 네오위즈는 세이클럽을 통해 ‘가상 공간 속의 또 다른 나’로 불리는 아바타 사업으로 큰 수익을 올렸고, 이 대표도 네오위즈 재팬의 대표이사까지 지내며 여느 사업가 부럽지 않은 탄탄대로를 달렸다.
 
하지만 그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진다. 단지 온라인이란 가상 공간이 아닌 실제 공간에서 손에 잡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낙서 취미가 사업 아이템으로 
 
네오위즈를 공동창업하고, 네오위즈 재팬 대표를 거친 이상규씨는 결국 내오랩 컨버전스라는 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이 대표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닷 코드(.code)’의 매력에 빠져 닷코드를 읽어 소리나 음악 등이 나오는 음성펜 개발에 돌입, 불과 4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을 내다보는 탄탄한 벤처기업을 일궈냈다. 시장점유율도 국내 1위다. 
 
10여년간 콘텐츠 관련 사업을 해온 이 회장이 여러 사업 중에서 닷코드라는 사업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회장은 “인생의 몇가지 목표가 있는데 이를 위해 사업을 구상하고 있었다”며 “유비쿼터스 컴퓨팅을 제대로 구현하는 회사가 목표였고, 그러다 닷코드라는 신기술을 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007년 봄에 신기한 원리가 있다는 것을 지인의 소개로 알게됐는데, 사실 당시에는 듣고 넘어갔었다”며 “그러다 불현듯 이 기술을 응용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났고, 바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닷코드가 인쇄된 종이에 글씨를 쓰면 온라인으로 내용을 그대로 전송하는 기능을 갖췄다.
 
닷코드는 종이에 미세한 점으로 좌표를 인쇄해 펜 타입의 디바이스로 인식하는 기술로, 주로 교육용으로 활용된다. 닷코드란 가로, 세로 각각 2㎜에 작은 점을 이용해 소리와 영상 등 각종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기술로, 아직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최근 이를 활용한 교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펜으로 글씨를 쓰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으로 전송 가능하다.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료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종전 디지털 기기와 달리 사용자가 읽고 쓰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앞으로는 스마트펜을 활용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학습도 대중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점유율은 기대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상규 대표는 “스마트펜은 펜의 역사를 바꿔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제품”이라며 “직접 종이에 쓰는 방식을 적용해 종전 전자단말기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닷코드'로 만든 감성 디지로그 제품들
 
특히 이 기술은 교육용 교재등과 만나면 더 빛을 발한다. 네오랩은 이미 EBS와 협력해 닷코드가 인쇄된 교재를 출간했다. 이 교재를 보다가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전용펜으로 닷코드가 인쇄된 부분을 터치만 하면 PC를 통해 자세한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다. 
 
또한 영어 교재 등에서는 원어민의 발음을 바로 전용펜에 장착된 스피커로 들을 수도 있고, 자신의 음성을 녹음해 교재의 특정 위치와 연결시킬 수도 있다. 닷코드가 인쇄된 종이에서 녹음기능을 하는 부분을 클릭하면 펜에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고, 이를 교재의 특정 위치에 연결시켜 나중에 그 위치를 터치하면 자신의 목소리가 펜에서 흘러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아이들이나 장애우를 위해 책을 읽어주는 솔루션도 이미 개발돼 있다. 
 
전시관에나 대형 소핑몰의 안내책자에도 닷코드 기술을 입힐 수 있다. 관람객들은 전용펜과 안내책자를 들고 다니며 해당 위치를 터치하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네오랩에 따르면 '닷코드'의 장점은 미세한 코드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코드가 거의 보이지 않아 인쇄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네오랩은 현재 일반 프린터에서도 닷코드를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으며, 하반기에는 삼성전자와 닷코드 기술이 적용된 가정용 프린터를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관련 전문가들은 "닷코드 기술이 보편화되면 종이의 가능성이 확장될 것"이라며 "인터넷의 발달로 위기에 몰렸던 신문이나 잡지 등의 종이 매체도 종이에 하이퍼링크를 거는 닷코드 기술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도 닷코드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종이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 열정만으로는 부족"
 
요즘 대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계획 없는 도전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 대표는 조언한다.  이대표가 꼽는 청년창업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역시 시장성, 즉 수익구조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은 사업, 의미 있는 사업도 수익이 없다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보통 학생들이 창업을 준비할 때 생활 속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특별한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열정을 앞세워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익구조에 대한 질문에 ‘온라인 광고를 통해 광고 수익을 얻겠다’고 답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런 방식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생들의 창업은 아이디어가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고 마케팅과 판로확보 등 실제로 창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길다보니 단기간에 매출을 바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창업자들이 매출을 낼 수 있도록 중·장기적인 안목의 사업 운영과 실패를 예방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업을 할 때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확신을 갖고 있다면, 도전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떨쳐버리고 앞을 향해 정진하라고 그는 조언한다. 
여기에는 ‘노력’과 ‘열정’이란 양념이 반드시 곁들여져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대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노력의 정도로 성공은 쉽게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남보다 ‘조금 더’ 앞서갈 수 있는 노력과 열정, 의지가 갖춰질 때야 비로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공창업을 위한 '1% 꿈톡쇼' 제4회에서 네오랩 컨버전스 이상규 대표가 뉴스토마토 사옥 아르떼홀에서 예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성공창업을 위한 조언을 하고 있다. 사진/박민호 기자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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