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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운하 확장에도…미국 콘덴세이트 수입은 '시기상조'
'카타르·이란·미국' 선택지 많아진 정유·석화
2016-07-20 10:22:57 2016-07-20 10:22:57
[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지난달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콘덴세이트' 수입처가 미국으로까지 넓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솔솔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 거래를 하는 당사자들은 아직 경제성이 크지 않아 미국산 도입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콘덴세이트는 천연가스나 셰일가스·오일 개발 과정에서 나오는 초경질 원유로, 정제시 일반 원유보다 많은 양의 나프타(납사)를 뽑아낼 수 있다. 나프타를 원료로 한 에틸렌, 자일렌 계열 석화제품의 수익성이 최근 고공행진하면서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주목도도 커졌다.
 
중국 선사 코스코 컨테이너선 네오파나막스호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새로 확장 개통한 파나마 운하의 코콜리 갑문을 지나는 모습을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그간 콘덴세이트는 대부분 카타르에서 들여왔지만, 경제제재 해제 이후 아시아 점유율 회복에 나선 이란이 적극적 공세에 나서며 이란 물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 역시 석유 수출금지 해제와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국내 도입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SK이노베이션(096770)·GS칼텍스·한화토탈·S-Oil(010950)·현대케미칼 등 업계는 고개를 젓고 있다. 
 
중동산 콘덴세이트는 황 함유량이 높긴 하지만 국내의 고도화된 정제설비를 통해 나프타를 70~80%까지 얻을 수 있다. 반면 미국산은 품질이 좋지만 나프타 수율이 50%도 되지 않아 굳이 비싼 가격에 들여올 이유가 없다. 파나마 운하는 확장 이후에도 200만배럴이 운송 가능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급 선박은 통과할 수 없어 운임 또한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중동산에 맞게 설계된 설비의 적합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반면 정부는 미국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미국은 나프타보다는 주로 '에탄'을 기반으로 석유화학 사업을 하기 때문에, 나프타가 많이 생산되는 콘덴세이트를 자국에서 소비하기보다는 수출해야 할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는 "미국의 콘덴세이트 하루 생산량은 지난해 약 150만배럴에서 2020년경 220만배럴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에서만 들여오던 시기엔 미국도 하나의 대안이었지만 현재로선 큰 메리트가 없다"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미국산 도입 확대를 검토했지만 아직 경제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기존 주요 수출국 및 미국의 대응에 따라 각 국에 대한 콘덴세이트 수입 지형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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