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빌라나 다세대주택, 소규모 빌딩 등 규모가 작은 건축공사 대부분을 무자격 업체들이 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와 같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안전 사고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근절 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건설업 등록증의 불법 대여를 통한 무자격 업체들이 다세대주택, 빌라 등을 주로 시공하고 있어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건설산업기본법' 제41조에 따라 다중·공공이용시설을 포함해 일정 규모(주거용 661㎡, 비주거용 495㎡) 이상의 건축물은 건설업 등록업자가 시공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지난 2015년 2월 발생한 건설업 등록증 대여 사건을 살펴보면 건설업 등록증을 7336회 불법 대여해 4조원대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상당 규모의 불법 등록증 대여와 불법 시공이 이뤄지고 있고, 위험 수위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무등록 건설업자들에게 건당 200만~300만원의 수수료를 받고, 건설업 등록증을 총 7336회나 빌려준 사건이다. 이를 통해 이 업체는 186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겼으며, 등록증 대여로 인한 탈세액은 8100억원에 이른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 무자격 업체들은 연간 2조~3조원대의 매출 누락을 통해 법인세·부가가치세 및 산재·고용보험료 등 연간 2900억~435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탈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나경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 등록증 불법대여 공사 현장의 경우, 건설 기술자 미배치, 공사 감리의 부실, 품질 및 안전 관리의 부실, 하자보수 책임자 미확보 등으로 부실시공과 소비자(국민)의 피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무등록 업자의 주된 시공 분야인 원룸, 빌라 등 소규모 건축물들은 대부분 서민들의 주거 공간으로 활용되는데 태풍·폭우·지진 등에 취약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확산될 수 있다"며 "실제 각종 현장에서 부실 시공, 산업 재해 등 안전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2014년 214명의 사상자를 냈던 경주 마우나리조트 사고의 시공을 총괄했던 업체도 등록증 대여 업체였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등록증 대여를 통한 부실 시공으로 대형 인명사고를 낸 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현장. 사진/뉴시스
보고서는 또 국민의 재산과 생명에 큰 위해를 가하고 있는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의 가장 큰 원인은 건축주 입장에서 금전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무자격업체에 공사를 맡길 경우 건설업 등록업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나경연 연구위원은 "건설업 등록증 불법 대여에 대한 가장 실효적인 대책은 동일한 업체 명의로 과다 착공한 사례를 대상으로 현장 배치 기술자의 중복 여부를 상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적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무자격 업체가 적발되면, 건설업 재등록을 금지하거나 재발급 가능 연수를 10년 이상으로 하는 등 시장에서 퇴출을 촉진시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