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정부가 지난 8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전격 발표한데 대해 정치권은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집중 점검하고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반발로 인한 동북아시아의 신냉전 체제 돌입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기민하게 움직였다.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는 11일 각각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한 쟁점들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여야는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해 이견을 보이기도 했지만 배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대국민설득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었다.
가장 중요하게 질의된 문제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었다. 여야 의원들은 '사드 배치를 최종 결정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과정에서 주변국과의 마찰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했느냐', '사드는 철저히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용 무기체계라고 주장하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생각이 다르다'는 질의를 쏟아냈다.
이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중국이 설득되면 배치하고, 러시아가 설득되지 않으면 배치를 안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거듭 말씀드리지만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가와 국민의 생존 차원에서 결정하는 것이라 인접국의 반응이나 반발에 의해 좌우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한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문제는 이 문제가 협의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서부터 우리나 미국이 충분한 소통을 해온 것으로 알고, 저도 중국의 군사지도자를 만날 때 이 문제의 불가피성, 의미를 충분히 전달해왔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사드로 인접국가를 공격하거나 위해를 가하는 무기 체계냐'며 무기체계의 성격을 묻는 새누리당 이철규 의원의 질의에 "그런 무기체계가 아니고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드 문제를 보다 외교적인 전략카드로 활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은 외통위 회의에서 "사드는 군사적 무기가 아니라 한반도의 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통일외교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카드로 써야 한다고 일관되게 말해왔다. (사드 배치를) '할까, 말까'하는 전략적 카드로 쓰면서 중국으로 하여금 대북제재 카드로 썼어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너무 빨리 이뤄졌고 대단히 아쉽다"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 역시 국방위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우리가 사드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도입하지 않기 위해서는 중·러가 나서 유의미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외교적 무기로 사용했다면 지금보다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을 무마하고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사드 배치 결정의 국회 동의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한민구 장관에게 "일부 야당에서 국회 비준을 이야기하는 근거로 재정적 부담을 (근거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며 정부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비준 동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법률적 판단을 했다"며 "(사드 배치) 부지 성격에 따라서 비용이 달라지는데 부지 발표를 결정해가는 과정이지만 (재정 부담이)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사드 배치와 무기체계 운용에 드는 비용 1조5000억원은 전액 미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참여정부 때 전작권 전환을 우리가 결정한 적이 있다. 그것은 사드와 비교하면 우리에게 주는 영향이나 함의가 비교할 수 없다고 보지만 그 당시도 정치권이나 여론을 갖고 결정한 바 없고 국회 국방위에서 반대 결의안이 의결되기도 했지만 한미 협의로 결정해 올해까지도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우려도 제기됐다.
더민주 김병기 의원은 "사드 레이더의 탐지범위가 120도 정도 되는데 그럼 측후방은 사각지대가 된다"며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이 측후방에서 발사되면 사드로 방어가 가능하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 장관은 "SLBM이 측후방으로 오는 경우 사드 방어뿐 아니라 패트리어트도 마찬가지인데 그것은 얼마나 경보를 해서 방향을 그쪽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는 차원에서 답변드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그렇다면) 잠수함이 사전에 남쪽으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우리 해군 전력상, 미군 전력의 도움을 받아도 잠수함이 내려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느냐"고 재차 묻자, 한 장관은 "현재 해군 전력이 북한보다 우세한 전력을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바로 그런 점에서 북한의 SLBM이 전력화되면 우리도 대잠수함 작전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더민주 진영 의원은 "실무단에서 최종 배치지역을 발표하고 내년 말까지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 위해 거쳐야 할 가장 중요한 단계가 국민적 동의"라며 "지금 지역을 발표하면 국민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예측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방폐장 같은 경우는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내 지역은 안되겠다는 것인데 사드 배치는 내 지역이 아니더라도 왜 지금 들여와야 하냐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많다"고 질타했다.
한 장관은 "발표 전에 어떤 형식으로든 주민들께 동의와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하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유해 전자파 논란에 대해 "레이더의 출력과 관계된 무제인데 사드가 요구하는 안전거리가 가장 짧고 기존에 사용하던 레이더에서도 사드보다 출력이 더 센 것도 있었지만 (사람들의) 건강에 유해하다는 기록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