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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수급난 현실화…‘택배’ 가격 오르면 소비자 부담
업계 1위 업체 화재로 물량 부족한데 ‘추석 대목’ 수요 급증 우려
2016-07-03 14:29:52 2016-07-03 14:29:52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택배상자와 각종 포장지 등을 제조하는데 사용되는 골판지원지 가격이 20~30% 대폭 인상될 것으로 보여 관련업계의 원가상승과 소비자 비용 전가 시 소비자물가 상승이 우려된다.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3일 “지난달 국내 골판지원지 업계 1위 업체 신대양제지의 화재로 인한 공장 가동중단으로 원자재 물량이 줄어드는 등 수급난에 따른 급격한 가격인상에 대비해 비상대응팀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제지사로부터 원지를 공급받아 골판지를 생산하고 있는 판지사 내부 모습이다. 사진/뉴스토마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대양제지는 2015년 기준 국내 원지 생산량의 약 8.9%(연간 41만t)를 담당한 업체다. 그러나 지난 6월9일 경기도 시화공장 화재로 생산시설이 전면 마비됐다. 이후 시장에서 원지 수급난이 본격화됐고, 이달 들어 다수의 원지 생산업체들은 20~30% 가격인상을 골판지상자 및 포장 업체들에게 통보했다.
 
조합 관계자는 “특히 9월에는 추석이 있어 원자재 필요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수급균형의 붕괴로 추가적으로 가격이 오를 경우 골판지상자업체의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합은 7월 중순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원지 수급난에 대비해 중국·일본·대만을 통한 비상공급망을 급히 확보했고, 원지 가격이 급변동할 경우 하도급법에 따라 납품단가조정을 신청하는 등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조합은 골판지 포장·박스업계를 향해 “수급 불균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지 사재기 등 가수요(거짓 수요)까지 발생할 경우 가격 변동 폭이 확대될 수 있다”며 “이는 궁극적으로 업계에 전반적인 악영향이 될 수 있기에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지 생산업계를 향해서는 “골판지원지의 원료인 골심지, 라이너 등의 수출(해외유출)이 작년 대비 증가하고 있다”며 “추석 등 기간에 수요물량이 폭증할 경우 일시적으로 수급 균형이 붕괴될 수 있다”면서 수출자제를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한 골판지상자 생산업체 관계자는 “원지 업체의 급작스런 가격 인상으로 골판지상자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택배나 물류 회사 쪽이 가격인상을 바로 수용해 줄지는 미지수”라며 “원지 재고가 있는 몇몇 회사들은 당분간 버티겠지만, 재고가 없는 회사들은 거래처 유지를 위해서 손해보고 장사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국내 물량의 10%가량 생산해온 업체의 원지 생산중단을 이유로 원지 가격을 30%가까이 올렸는데 이게 과연 논리적으로 맞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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