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고연봉 선망의 직장으로 불리던 금융권이 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희망퇴직 등 금융권 전반으로 업무환경 압박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성과주의 체계를 구성하기 위해 성과연봉제의 발빠른 도입을 재촉하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성과연봉제 도입 작업이 표면화되고 있다. 이에 금융공기업들이 먼저 나서서 성과연봉제 도입을 서둘러 마친 상황이다.
실제로 현재 금융위원회 산하 9개 금융공기업은 이사회 의결 등으로 성과연봉제를 확대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달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했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제4차 금융 공공기관장 간담회에서 "금융공기업들이 진통 끝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만큼 이를 모델로 삼아 전 금융권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며 "전 금융권이 절박감을 갖고 성과연봉제 도입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공공개혁은 민간부문의 변화를 유도하는 개혁의 출발점으로 그 책임이 막중하다"며 "업무성과에 따라 공정한 보상과 대우가 이뤄지면 결과적으로 조직의 생산성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해 금융공기업들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기반으로 전 금융권에 성과연봉제 도입 확산은 현실화되고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금융공기업들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자 다음 타겟으로 시중은행들을 겨냥해 성과연봉제 도입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력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해 임직원 평가시스템 구축·저성과자 해고 기준 마련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측의 반대에 부딪치면서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그동안 시중은행 노사는 지난 달 23일 상견례를 겸한 1차 산별교섭을 시작해 최근까지 4차례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함에 따라 산별교섭이 조만간 결렬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협의회는 사측 안건으로 호봉제 폐지와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해고 기준 마련, 신입 직원 초임 삭감, 임금동결 등을 노조에 요구하자 금융노조 측은 성과연봉제 등 개인별 성과차등 임금제도 금지, 성과평가를 이유로 한 해고·징벌 금지, 임금 4.4% 인상 등의 안건으로 맞대응에 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노조가 오는 9월23일 총 파업 예고를 선언하면서 금융권 성과연봉제에 대한 노사정 갈등의 골만 깊어지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라 올해부터 모든 업권에 정년 60세가 공식적으로 적용되면서 금융권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다.
잠잠했던 금융권에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감축 칼바람이 다시 불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금융권 전반으로 희망퇴직이 확산되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최근 롯데카드가 만 45세 이상 또는 현재 직급에서 승진하지 못하고 5년 이상 재직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접수를 진행했다.
또한 증권업계에선 대신증권은 다음 달 임금피크제 도입을 앞두고 근속 연수 5년 이상 대리급 이상 직원과 근속 8년 이상 사원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보험업계에서는 13년 만에 현대해상이 만 45세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접수를 실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희망퇴직과 임금피크제 적용후 급여를 계산했을 때 희망퇴직의 보수가 더 유리한 편"이라며 "윗선과 아랫선의 눈치를 살피며 삭감된 급여를 받는 것보다 퇴직금을 받고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는게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사들이 희망퇴직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수익성이 악화된 금융사들이 퇴직금으로 인한 단기적 비용손실을 감안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인력비용 절감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사상 최저금리 시대에 들어서면서 금융당국의 성과연봉제 도입, 기업 구조조정 압력까지 금융권의 업무환경이 급박하게 변하고 있다"며 "금융권 전반으로 시장환경이 악화되고 신성장동력을 위한 먹거리는 떨어져 가고 있어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의직장으로 불리던 금융권 환경이 변하고 있다. 사진은 성과주의 반대에 나선 금융노조원과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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