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여권 재편론의 중심에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제4세력화' 움직임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손학규 전 상임고문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던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분명한 것은 (손 전 고문에게) '정의화 전 의장과 제4세력에 함께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함께 하지 않는다' 이것만은 확실하게 답변을 해서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전남 목포에서 열린 한 행사 후 손 전 고문과 따로 만나 정치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무소속 유승민 의원도 측근 인사들이 정 전 의장의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에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리며 참여 여부가 주목됐지만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싱크탱크의 취지에 대해 이해는 하고 있으나 당장 거기에 참여할 생각은 없다. 새누리당에 복당 신청을 해놓은 상태고 신청했을 때와 지금의 마음은 같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후 정 전 의장과 면담을 한데 대해 "'그동안 고생하셨다'고 의장실을 찾아뵙고 차 한잔 한 것"이라며 "더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반면 '새한국의 비전' 초대 원장인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6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최근의 정계개편 논의는 단순한 정권 재창출이 아닌 새로운 정치체제, 즉 개헌에 대한 요구로 촉발된 것이라며 "보수지형에서 중도보수나 개혁보수를 제대로 대변할 정치세력이 독자적으로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제4세력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은 현재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진단했다. 세력화에 동참해줄 새누리당 내 비박계가 구심점을 잃은 상태인데다 최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르면서 '대안'으로서의 존재감이 이전보다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 이종훈씨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정 전 의장의 대권출마 의사가 너무 일찍 드러나는 바람에 다른 대권주자로서는 굳이 그 판에 들어갈 이유가 없어졌다"며 "(합류가) 거론되는 분들이 대권주자들인데 이들의 입장에서는 본인의 대권출마를 우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세력이 크다면 들어가서 ‘접수’를 하는 방법을 택할 텐데 여야를 불문하고 현역 의원 30~40명이 모인 것도 아니고, 차라리 (대권주자 입장에서는) 자기 세력 몇명과 원외 인사들을 결합해 세력화를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정 전 의장은 지난달 국회의장 퇴임 기자회견에서 '바라는 바를 다 채울 수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 '지불가만'을 인용하며 대권 도전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정 전 의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상수로 보는 시각도 많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열린 제68주년 국회 개원 기념식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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