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국회법에 대한 정부 반응은 침소봉대"
'일하는 국회' 만들자는 취지…행정부 마비된다는 우려는 과장
2016-05-22 17:21:09 2016-05-22 17:21:09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한 국회법 개정안이 향후 청와대와 국회, 그리고 여야 관계 설정에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국회법 개정안을 '상시청문회법'으로 규정하며 행정부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지만 침소봉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9일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상임위 소관 현안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경우 재적 과반 출석과 과반 찬성으로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상임위의 중요한 안건 심사와 국정감사 및 국정조사에 필요한 경우'로 정하고 있는 현행 상임위 청문회 개최 요건에 '소관 현안'을 추가함으로써 상임위 청문회 제도의 활용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이 내용은 여야가 추천한 15인으로 구성된 국회개혁자문위원회의가 제출한 과제 중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이견이 없다고 판단한 과제를 선정해 '의장 의견제시' 형태로 국회 운영위에 논의를 요청한 것이다. 운영위 논의 과정에서는 현재 '중요한 안건 심사'로 정해진 상임위 차원의 일반 청문회 개최 요건이 '소관 상임위에 국한된 사건사고' 보다 논의 단위가 커 청문회 실적이 저조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여당은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서 각 상임위 역시 여소야대로 꾸려진다는 점을 감안해 '야당 마음대로' 청문회를 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거부권 행사(대통령의 재의 요구)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 가결된 법안은 정부 이송 후 15일 이내에 공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국회의 정부 이송 시점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따른 본회의 개최 및 자동폐기 여부 ▲20대 국회 개원 후 재의요구시 19대에서 이월된 안건에 대한 재의결 권한 등 관련 쟁점이 수두룩하다.
 
새누리당은 국회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 당일에 이어 22일에도 "수시 청문회 도입에 대한 충분한 논의 없이 관련 법이 통과된 것은 유감이다. 청문회가 남발되거나 정쟁 수단으로 이용될 경우 국회 운영상의 문제는 물론 공직사회에도 부작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심도 깊은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이 "청와대가 4·13 총선 민심을 거스르면서까지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집권 여당 내부의 주도권 다툼으로 국민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20대 개원 국회부터 정국이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하고 있어 벌써 역풍이 예상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 논란에 대한 비판은 여권 내부에서도 제기된다. 청와대와 여당이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국회법 개정안 논란이) 과장돼있다"며 "청문회를 해도 문제 해결이 안 되면 당장 청문회 무용론이 나올 것이다. 결국 이 법은 의원들의 부담이 더 커지는 것이다. 법 자체가 '일하는 국회'를 만들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어서 사실 의원들이 죽는 소리를 해야 하는데 정부가 죽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이 나오는데 대해 "국회법 개정안이 안 되고 현행 국회법으로 간다고 해도 청문회는 할 수 있다. 이미 법과 제도가 다 갖춰져 있고 결국 청문회를 할 의사에 달린 것"이라며 "법과 제도가 다 있는데 그걸 조금 완화한다고 해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명분도 실리도 없고 역풍만 불뿐이다. 청와대 정무팀에서 기본적인 것만 알아보면 거부권 얘기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아는데도 스스로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회가 지난 19일 본회의를 열고 안건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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