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호기자] 북한이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열자고 21일 제안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즉각 거절하면서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북한은 6~9일 열린 조선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대화 국면을 조성하려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남측의 싸늘한 태도와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으로 뜻을 이루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는 이날 오후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이용해 국방부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쌍방 사이의 군사적 신뢰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하여 북남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5월 말 또는 6월 초에 편리한 날짜와 장소에서 가지자는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인민무력부는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제2의 6·25 발발을 사전에 막는 것은 민족의 생사존망과 직결된 초미의 문제"라며 "북남 군 당국이 마주앉아 발생할 수 있는 군사적 충돌과 관련한 현안문제들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군사적 신뢰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하는 데 절실한 제도적·법률적 대책들을 합의하고 이행할 필요가 있다고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입장자료를 발표해 "정부는 어제 북한의 국방위원회 공개서한에 대해 밝힌 바와 같이 '북한과의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제안을 거절했다. 북한은 전날에도 같은 내용의 공개서한을 발표했고, 국방부는 같은 이유로 거부한 바 있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당대회에서 남북 군사회담 개최의 필요성을 언급한 후 대남 대화 제의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측이 거절할 가능성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대화 공세를 펴는 것은 결국 미국을 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많다. 자신들은 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 했으나 남측이 거부하니 미국과 직접 평화협정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위한 명분쌓기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동력은 사실상 없다. 북한은 결국 미 대선 이후를 대비하는 사전 포석을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21일 남북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접촉을 5월 말 또는 6월 초에 열자고 제의했다. 사진/뉴시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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