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일 우상호 의원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8일 원내수석부대표에 박완주 의원, 원내대변인에 기동민·이재정 당선자를 임명하면서, 원내사령탑 구성을 완료했다. 우상호 원내지도부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크고, 그들의 책임도 막중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제20대 국회의 성격이 16년 만에 여소야대, 20년 만에 3당체제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대화와 타협을 이끌 원내 제1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선전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다수 유권자와 국민들은 ‘중도확장에 따른 민생정치노선’에 대한 기대가 매우 강렬하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민생정치와 중도정치를 바라는 유권자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지난 5일 취임 각오를 브리핑했다. 우 대표는 국회 운영 방향과 관련해서 “민생 문제를 협조할 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쟁점이 되는 법안은 여야가 심도있는 협상을 통해 가능하면 합의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국회를 운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운동권 지도부라는 것을 의식해서 “과거 운동권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비판하는 논조에 동의하지 못한다. 20대 청춘 시절에 국가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 걸고 모든 걸 희생한 노력에 대해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낡은 정치·운동권 문화를 극복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은 가슴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그런 낡은 문화가 있다면 청산하고, 과거 운동권이라고 차별받지 않고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가 취임 각오에서 밝힌 대로, 민생정치의 활성화를 위해 시대착오적인 낡은 운동권문화를 청산하는 데 진심으로 전력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조언을 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운동권이 욕먹는 이유를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운동권을 욕하는 이유는 “독재와 싸운 경력”때문이 아니다. 그렇게 보는 것은 분명 오해고, 진실과 먼 허수아비 논법이다.
그것의 핵심에는 민주화 된지 근 30년이 되는 변화된 시대상황을 무시하고 독재와 싸웠던 관성대로 뭐든지 민주대 반민주, 진보대 보수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국민 편가르기로 쓸데없이 강경파 행세를 하는 데 있다. 강경파 행세의 대표적 사례로는 ‘필리버스터의 왜곡’이 있다. 미국 상원에만 있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숙의민주주의의 상징인 필리버스터가 한국 운동권 경력 의원들에게 가면, 시간 끌기와 일방적인 주장으로 왜곡된다. 그렇게 왜곡되어 국민적 확장성이 떨어져도 자기들끼리만 옳고 좋다는 식으로 환호한다. 여야의 강경파가 득세할 경우 국회는 최악의 국회가 된다. 강경파가 국회협상을 주도할 경우, 대화와 타협의 실종에 따른 입법교착과 파행이 불가피하다. 당연 입법지연에 따른 동물국회와 식물국회가 등장하여 국민들은 국회의원과 국회를 욕할 수밖에 없다.
둘째, 민주 대 반민주구도, 진보대 보수구도를 넘기 위해서는 우리 헌법 1조 1항이 대한민국은 ‘헬조선’도 아니고 ‘민주국’도 아닌 ‘민주공화국’이라는 것을 꼼꼼히 구별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운동권들이 이른바, 진영논리를 넘지 못한 배경에는 독재와 싸웠던 ‘민주주의’(democracy)를 가장 좋은 체제로 보는 가정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독재가 물러가고 민주화된 지 30년이 되는 만큼, 대한민국이 왜 ‘민주국’(democracy)이 아니라 ‘민주공화국’(republic)인지에 대해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민주국에 대한 사랑은 민주공화국 사랑으로 승계될 필요가 있다.
보통, 민주국은 “다수파에 의한 소수파 지배(다수결 지배)”를 인정하는 체제다. 민주공화국은 다수파의 존재와 소수파의 존재 모두 인정하면서 치열한 토론과 숙의를 통해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비지배 상태’를 추구하는 즉, 견제와 균형을 통한 공화와 공생상태(국민통합)를 추구하는 체제를 말한다. 민주국은 당연 1인에 의한 다수지배(군주정), 소수에 의한 다수지배(귀족정)보다 시민참여의 양적확대에서 우월한 체제이다. 하지만 민주국은 다수파 전횡에 따른 소수파 무시, 우중정치, 포퓰리즘, 선동정치에 취약하여 목소리 큰 중우정으로, 법치를 무시하는 참주정으로 타락하는 데 그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의의와 한계를 본다면 민주국은 ‘견딜만한 체제’임에는 분명하나 ‘지속가능한 최선의 정체’는 아니다. 최선의 정체는 당연 민주공화국이다. 왜냐하면 민주공화국은 민주국의 이러한 의의와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보완하기 위해 다수파와 소수파를 섞되 전혀 다른 ‘제3의 방식’(갈등과 숙의)으로 혼합하여 ‘비지배 공화상태’(국민통합)를 추구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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