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호기자] 북한이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중단되면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리수용 북한 외무상은 23일(현지시간) <AP> 통신 인터뷰에서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연습을 중단하라. 그러면 우리도 핵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리 외무상은 유엔 북한대표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우리가 충돌의 길에 계속 머물면 (북·미) 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매우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 정부가 대북 적대시정책을 폐기하고, 이를 표현하는 차원에서 조선반도에서의 군사연습, 전쟁연습을 중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같은 작은 나라는 미국과 전세계에 위협이 되지 못한다”거나 “세계가 미국에 대해 ‘조선반도에서 더 이상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고 말하면 얼마나 좋겠나. 그러나 단 한 나라도 미국에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는 등 하소연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핵실험 중단을 교환하자는 북한의 제안은 1년 넘게 이어져왔다. 북한은 지난해 1월9일 이같은 제안을 담은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리 외무상이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사한 제안을 했다. 북한은 4차 핵실험 직후인 올해 1월15일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미국의 군사훈련 중지와 핵실험 중단 및 평화협정 체결을 함께 논의하자는 제안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반응은 시종일관 ‘거절’이었다. 이번에도 미 국무부의 카티나 애덤스 동아태국 대변인은 <AP>에 "북한이 이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행동과 말을 자제하고, 국제사회의 의무와 결의를 확실히 이행하기를 거듭 요청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렇게 차갑게 나옴에 따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인터뷰는 북한이 동해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한지 몇 시간 후에 이뤄졌다. 리 외무상은 “(한·미) 군사훈련이 최고 수위에 달했다. 상대가 극단으로 치닫는데 우리는 왜 그 수준으로 올라가면 안 되나”라고 되물으며 시험발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북한은 24일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SLBM 수중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전날 오후 6시30분경 함경남도 동해상에서 실시된 이 시험에 대해 남측 합동참모본부는 SLBM의 최소 사거리인 300km에 크게 못 미치는 30km를 비행했다면서 ‘실패한 시험’로 규정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은 "최대발사심도에서의 탄도탄 랭발사체계(콜드 런치·Cold Launch) 안정성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고출력 고체엔진)를 이용한 탄도탄의 수직비행체제에서의 비행동력학적 특성, 계단열 분리의 믿음성, 설정된 고도에서 전투부(탄두) 핵기폭장치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같이 밝힌 세부항목으로 볼 때 이번 시험의 목적은 사거리를 늘리는 것이 아니므로 ‘시험 실패’라고 단정하기 이르다고 평가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북한은 2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관하는 가운데 SLBM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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