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프랜차이즈, 중국 '짝퉁'에 골머리
리치푸드, 중국서 치킨 브랜드 '치르치르' 상표권 분쟁
2016-04-19 16:18:50 2016-04-19 16:18:5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해외진출에 나서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투자금이 적고 현지 기업에게 로열티 등을 받을 수 있는 마스터프랜차이즈(MF)를 선호하고 있지만 관리상의 어려움과 분쟁 등으로 잇따라 브랜드 훼손, 소송전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
 
'피쉬앤그릴', '짚동가리쌩주', '치르치르' 등을 운영하는 토종 프랜차이즈 기업 리치푸드는 최근 중국 톈진(천진) MF의 계약 위반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중국에서 한류열풍을 타고 '치맥(치킨+맥주)'이 인기를 모으자, 치킨 프랜차이즈 '치르치르'와 현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점주가 치르치르의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상표권을 먼저 등록하고 직접 가맹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여영주 리치푸드 대표이사는 19일 서울 서교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톈진 MF가 '꽌시'를 이용해 '치르치르'의 브랜드명과 로고 디자인을 중국 상표국에 등록하고, 브랜드명과 디자인에 대한 권리 불법 취득해 계약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리치푸드에 따르면 2014년 4월 MFC(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마친 톈진 MF가 2년간 15개 매장 오픈하며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자 본사와의 계약을 위반하고 불법 영업을 펼치고 있다.
 
리치푸드가 주장하는 톈진 MF의 계약 위반 내용은 ▲톈진 이외 베이징(북경), 허베이(하북), 칭다오(청도), 선양(심양) 등에 매장 오픈 등 영업 지역 불법 확장 ▲계약서상 이니셜 로열티 지급 위반 ▲등록 상표 사용·시스템 위반으로 인한 '짝퉁 브랜드' 양산 ▲동종업종 겸업·비밀 유지 위반 등 4가지다.
 
여 대표는 "톈진 MF가 한국 본사 모르게 자녀 명의로 '치르치킨' 짝퉁 브랜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한국과 중국에서 법정 소송 중"이라며 "톈진 MF는 브랜드를 도용한 홈페이지도 제작해 '치르치르'가 한국 브랜드가 아닌 자신이 만든 브랜드라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리치푸드 측은 지난 2월 상표무효소송을 진행하고, 톈진 MF에 대한 MFC 계약을 해지를 통보했으나 톈진 MF 측은 오히려 치르치르의 메뉴와 브랜드를 불법으로 도용해 지난달부터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가맹사업을 본격화 하고 있다.
 
여 대표는 "톈진 MF는 본사와 정식 계약한 매장이 오히려 '짝퉁'이라고 알리는 등 사기행각과 불법 가맹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하고, 중국 법원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치푸드에 따르면 이 같은 톈진 MF의 위법행위로 인해 입은 손해는 금액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제외하고도 약 26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으며, 중국 내 신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 취소, 지연 등으로 이미 진출한 중국 내 다른 지역의 가맹 사업 차질과 매출액 감소, 법적 비용, 추가 홍보 마케팅 비용을 합치면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 같은 사태는 리치푸드 측이 '치르치르' 브랜드명에 대한 상표권은 등록했지만 브랜드의 닭 캐릭터 디자인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 됐다.
 
여 대표는 "해외 진출 초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쓰지 못한 불찰"이라며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다른 기업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리치푸드 측은 현지 소송 진행과 함께 여러 대안을 마련해 기존 가맹점주들의 영업권을 보장할 방침이다.
 
우선 기존 치르치르 점포는 리치푸드의 다른 브랜드인 '피쉬앤그릴'과 함께 영업할 수 있는 복합형 매장으로 리뉴얼하고, 톈진 MF의 디자인 상표권 선점으로 인해 쓸 수 없게된 캐릭터에는 닭에 헬멧을 씌운 모습으로 새롭게 디자인해 배포했다.
 
이 같은 융·복합 매장을 각 성마다 확대해 올해 30개 점포를 오픈하고, 2017년에는 60개, 2018년에는 신규 매장을 120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한식퓨전주점 '짚동가리쌩주' 등도 함께 진출시켜 한국 브랜드를 중국에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는 중국 외에도 이탈리아와 호주 시장에도 새롭게 진출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여영주 리치푸드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서교동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국 마스터프랜차이즈 상표권 분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리치푸드)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