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54)씨는 2년째 집 근처 동네마트에서 오후 5시부터 밤 12시까지 하루 7시간씩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남편의 퇴직도 얼마 남지 않은 데다 대학 다니는 아들, 딸의 등록금에 돈 들어갈데가 많기 때문이다.
전업주부였던 박모(57)씨는 6년 전 자녀가 대학생이 되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콜센터 상담사로 하루 수십 통에서 많게는 수백 통을 응대하며 녹초가 되긴 하지만 노후를 생각하면 언감생심, 힘들 겨를이 없다.
이처럼 50~60대 여성 취업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50∼60대 여성 경제활동인구가 부쩍 늘어난 것은 해당 연령대 인구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베이비붐 세대들이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일터로 나선 영향이 크다.
육아와 가사에 전념하던 전업주부들도 적극적으로 구직에 나서면서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2012년 53.5%에서 지난해 55.7%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물가가 치솟으면서 가정 경제를 돕기 위해 육아 부담이 적은 50대 주부들이 일을 찾아 취업 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용률 증가도 이런 이유로 여성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남성 고용률은 70.6%로 2년 연속 변동이 없었지만, 여성은 49.6%로 2013년 12월 48.0%, 2014년 12월 48.6%에 이어 증가폭이 매년 확대됐다.
특히 여성의 고용률 증가폭은 30~34세(2.2%포인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어 25~29세(2.1%포인트), 60세 이상(1.6%포인트) 등의 순으로 크게 증가했다.
오상봉 한국노동연구원 노동시장분석센터 소장은 “미혼·자녀가 없는 30~34세 여성 뿐 아니라 중장년 층의취업 활동이 활발해졌다. 여기다 도소매업 대형화로 여성 위주의 고용 개선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참 일을 할 30대 중후반 워킹맘들이 육아 문제로 일을 그만두고 있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정부의 여성 취업률 향상 노력에도 35~39세의 위킹맘들의 취업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발간한 노동리뷰 3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35~39세 기혼 여성의 고용률은 49.8%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한참 일할 나이에 육아·교육 등의 문제로 경력단절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여성들이 아이돌봄 등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력단절이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초등학교 1~3학년 자녀를 둔 20~40대 직장여성 3만1789명이 퇴사하고 남편이나 가족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편입됐다.
이같은 경력단절로 인해 지난 2005년 기혼여성 취업자 중 고임금자는 31.8%를 기록한 반면 2014년에는 27.6%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정부가 다뤄야할 여성 고용 대책에는 대체 인력 지원 기간을 확대해 육아휴직 사용 여건을 개선하고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담겨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남구 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열린 여성 취,창업 박람회.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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