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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정원 시대 열다!
재무구조 개선 · 신사업 조기 정착 등 과제도 산적
2016-03-28 14:36:06 2016-03-28 14:36:33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8일 서울 강동구 길동 DLI 연강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올해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4세 경영을 시작하게 된 박 회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28일 열린 취임식에서 두산그룹 회장직에 취임했다. 사진/두산

박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는 두산의 혁신과 성장의 역사에 또 다른 성장의 페이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며 "두려움 없이 도전해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가 열린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그룹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 ▲신규사업 조기 정착 및 미래 성장동력 발굴 ▲현장 중시 기업문화 구축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042670)두산건설(011160) 등 주력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악화된 상태다. 업황 악화에 과도한 금융비용까지 겹치면서 그룹 전반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두산건설은 순차입금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두산인프라코어에 1년 이내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가 2조원을 웃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건설, 두산엔진(082740)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034020) 역시 이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두산은 두산인프라코어의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매각하고 밥캣의 국내 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절감효과가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회장은 신규사업을 조기에 목표궤도에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연료전지 사업을 글로벌 넘버원 플레이어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면세점 사업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14년 처음으로 시작한 연료전지사업은 2년만에 5870여억원의 수주를 올려 두산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면세점 사업의 경우 동대문 상권의 외국인 관광객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경험 부족 등 초기 비용을 치뤄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청년두산' 정신도 거론했다. 박 회장은 "120년 역사의 배경에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청년두산' 정신이 있다"면서 "이 '청년두산' 정신으로 '또 다른 100년의 성장'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장을 중요시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며 "환경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에는 현장의 판단과 빠른 대응이 성패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앞서 25일에 열린 ㈜두산 정기 주주총회에 이은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 겸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됐다. 박 회장은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용만 회장이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맏손자가 바통을 이어받아 오너 4세 경영 시대를 열게 됐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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