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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vs. 한국 낭자…다시 시작된 전쟁
드디어 잠 깬 리디아 고, 한국 낭자와 대격전 예고
2016-03-28 13:00:39 2016-03-28 13:15:50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세계 여자골프 '1인자'가 마침내 짧은 부침을 털고 돌아왔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캘러웨이)가 세계랭킹 1위다운 실력을 뽐내며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LPGA 무대를 양분하는 리디아 고와 한국 낭자들의 치열한 전쟁이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됐다.
 
리디아 고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 골프클럽(파72·6593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기아 클래식(총상금 170만달러·약 19억7000만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올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올 시즌 7번째 출전 만에 거둔 성과다.
 
이번 대회 안정된 경기 감각을 발휘한 리디아 고는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리는 한국 낭자들의 치열한 추격을 뿌리쳤다. 3라운드까지 14언더파를 친 리디아 고는 공동 2위 그룹인 한국 낭자 대표 박성현(넵스)과 신지은(한화)에게 3타 차 앞섰으나 안심할 정도의 리드는 아니었다. 리디아 고는 4라운드 내내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막판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박인비(KB금융그룹)의 추격 의지를 꺾고 웃었다.
 
이 대회 전까지 리디아 고는 지난달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뉴질랜드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섰을 뿐 올 시즌 LPGA 무대 우승은 없었다. 준우승 두 차례, 3위 한 번을 기록했지만, 올해 유난히 한국 낭자들의 뒷심에 고전했다. 지난달 열린 코츠 골프 챔피언십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를 달렸으나 막판 장하나(비씨카드)에게 밀리며 3위에 그쳤고 지난주 열린 JTBC 파운더스컵에선 김세영(미래에셋)의 맹타에 밀리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지난해 맹활약과 대비되는 결과였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무려 15승을 합작한 한국 낭자들의 틈바구니에서도 5승을 따내며 올해의 선수까지 휩쓰는 저력을 보였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지난 2014년에도 3승을 기록하며 LPGA 무대를 통째로 뒤흔드는 한국 낭자들의 기세를 꺾었다. 한국 선수와 기 싸움 만큼은 자신 있던 터였다.
 
매년 부는 한국 열풍 속에서도 1인자 자리를 지킨 그였기에 이번 두 차례 한국 낭자들의 기에 눌린 건 자존심 상할 일이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패는 없었다. 1인자는 괜히 1인자가 아니었다. 오로지 실력으로 말했다. 리디아 고는 한번 잡은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 근성과 집중력을 발휘하며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을 앞두고 기분 좋게 예열을 마쳤다.
 
이번 리디아 고의 우승으로 지난 2014년부터 계속된 리디아 고와 한국 낭자의 대결 구도가 다시 드러났다. 쉽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최고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리디아 고와 1인자 아성을 깨려는 한국 낭자 간 치열한 전쟁이 올 시즌 LPGA 무대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리디아 고가 28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기아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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