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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늘면서 '한계가구' 급증…금융부채, 금융자산의 2.6배에 달해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맞춤형 정책 설계 필요"
2016-03-20 11:00:00 2016-03-20 11:10:21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이하 DSR)이 40%를 초과하는 가구를 뜻하는 '한계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계가구의 금융부채는 금융자산의 2.6배에 달했으며 DSR 비율도 104.7%에 이르렀다. 따라서 한계가구를 줄이고 상환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금리 상승이나 주택가격 하락 등 충격을 줄일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간한 '가계부채 한계가구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 기준 가계부채는 지난 2012년 964조원에서 2015년 1207조원으로 연평균 7.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1.2%나 급증했다. 
 
가계부채가 급증하면서 채무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계가구도 늘었다. 한계가구는 2012년 132만5000가구에서 2015년 158만3000가구로 증가하면서 금융부채가구 대비 한계가구 비중도 12.3%에서 14.8%로 2.5%포인트 상승했다.
 
한계가구는 소득과 순자산이 적고 자영업에 종사하는 고령가구에서 비중이 높았다. 조사 결과를 보면 한계가구는 60세 이상 고령층(17.5%)과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20.4%), 무직자(18.7%), 소득1분위(22.9%), 소득2분위(18.5%), 순자산1분위(17.9%)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소득층은 소득이 적을 뿐만 아니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가 모두 많은 순자산 1분위 가구는 과도하게 빚을 내 부동산을 마련했기 때문에 각각 한계가구가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산 후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고 있는 금융부채가구 중에서 한계가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주택담보대출로 주택(실물자산)을 구입할 경우 원리금상환 부담이 커지고 금융자산 증가없이 금융부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자만 갚는 거치가구보다 원금까지 함께 갚는 비거치가구에서 한계가구가 많은 것을 고려할 때, 거치가구의 거치기간 종료 시점에서 한계가구로 전락할 가능성이 우려된다. 또 한계가구의 금융부채와 원리금상환액 비중이 매우 높은 반면 소득과 금융자산 비중은 매우 낮아 금융시스템과 주택시장, 민간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따라서 한계가구 축소와 상환능력 제고를 위한 맞춤형 대책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이 연구위원은 "지속적인 한계가구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금리 상승이나 주택가격 하락, 소득 감소, 거치기간 종료 등의 충격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연구위원은 "저소득층, 자영업자, 고령층 한계가구에 대한 소득증대 대책을 통해 DSR을 낮추고 채무상환능력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주택 구입 과정에서 과도하게 많은 빚을 내지 않도록 관리하고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토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계가구의 주택담보대출을 연금소득으로 전환하는 주택연금(역모기지) 상품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생활비 부담이 가계부채 증가로 귀결되지 않도록 저소득층에 대한 생계부담 완화 대책을 마련하고 중·고소득층을 위한 재무컨설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현대경제연구원이 20일 발간한 '가계부채 한계가구의 특징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 기준 가계부채는 지난 2012년 964조원에서 2015년 1207조원으로 연평균 7.8%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11.2%나 급증했다.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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