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완성차계열 부품사들 덩치키우기 "너무하네!"
산업연구원 보고서.."비계열부품사들 고사위기"
"현대기아차 계열 수직계열화 부작용 심각"
2009-09-15 17:18:01 2009-09-15 17:19:01
[뉴스토마토 손효주기자] 현대모비스로 대표되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계열 부품회사들이 사세를 불려나가면서 비계열부품회사들이 생존 위기에 몰리는 등 국내 부품시장에 수직계열화의 여러 부작용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계열 부품회사들은 현재 부품모듈화(각 단위 부품들을 일체화해 덩어리 형태로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것)를 가속화하면서 하위 부품업체들에게 납품 단가 인하 압력을 넣고 있고, 동시에 기존 1차 부품업체들이 생산하던 부품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이에 따라 1차 부품업체들은 완성차업체 계열 부품회사에 그 지위를 내주고 2차 부품업체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계열 부품회사 매출이 전체 부품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계열사와 비계열 부품회사의 영업이익률 격차도 날로 늘어나고 있다. 
 
 ◇ 날로 커지는 영업이익률 격차 
 
14일 산업연구소(KIET)가 발간한 ‘우리나라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영 성과 분석과 새로운 성장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개발한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을 제외하고 계열 부품회사를 포함한 외부에서 부품을 조달한 비율은 2007년 72%에서 지난해 68.1%로 낮아졌다. 
 
이는 얼핏보면 완성차 업체가 자체 부품 개발 및 생산비율을 끌어올린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전체 부품업체 매출액에서 완성차 업체의 계열 부품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26%에서 2008년 33%로 7% 늘어났다. 반대로 봐도, 같은 기간 비계열 부품업체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4%에서 67%로 줄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비계열 회사의 부품 조달비율을 대폭 줄이고 계열 회사 부품 조달비율은 늘렸다는 얘기가 된다”며 “특히 현대모비스가 현대기아에 납품하는 비율은 90%가 넘어갈 정도여서 앞으로 외부조달 비율 중 완성차 계열부품 회사 조달비율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대기업만 놓고 보면 계열 부품회사와 비계열 부품회사의 격차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위아 등 현대자동차 계열 11개 부품사의 올해 상반기 평균 영업이익률이 9.3%에 달한 반면 지난해 현대기아차 납품비중이 70%를 웃돌면서 흑자를 기록했던 비계열 부품 대기업 상위 31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2%까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격차를 증명하듯 현대모비스(19위로 상승)와 함께 세계 100대 부품업체로 손꼽히던 만도는 지난해 세계 100위 밖으로 떨어졌고, 대신 만도보다 많은 부품 매출액을 기록한 현대차 계열사 '위아'가 10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업체가 계열부품사로부터의 조달을 늘리고 자체 부품 생산을 확대한 결과 계열사와 비계열사의 격차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국내 완성차 업체가 해외 공장 조립용 수출부품을 현지화하는 한편 비용절감을 위해 저비용 국가로부터 부품조달을 더욱 확대하게 된다면 국내 부품업체의 성장기반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 21.2%에 그친 우리나라 부품업체가 수출 비중 44.3%인 일본, 46.7%인 미국 업체들에 비해 국내 완성차 업체에 의존하는 비중이 너무 커 수출을 늘리지 않는 한 수직계열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영업이익률 10%를 상회하는 국내 최대 부품 업체 현대모비스와 국내 최대 점유율을 자랑하는 현대기아차와의 수직계열화에 대해 업계의 한 전문가는 “지금도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고 있는데 자동차의 기반인 부품산업마저 수직계열화로 독점한다면 결국 현대기아차의 국내 자동차 가격결정력은 세계 어느나라에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막강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모듈화부품 넘어선 기존 부품 영역도 침범 
 
더 큰 문제는 계열부품사들이 모듈화부품 생산을 넘어 기존 업체들이 생산하던 1,2차 부품 생산까지 잠식해오고 있다는 데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고부가가치 자동차 부품인 LED램프 산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하는 등 사실상 단품에서 모듈부품까지 생산하는 종합부품업체로 성장할 것을 선언하자 부품업체들은 더욱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 1차 부품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모듈화를 하면서 사실상 기존 1차 부품업체의 자리를 꿰차는 바람에 우리는 졸지에 2차 부품업체가 돼 은행에서도 신용등급이 떨어져 대출도 안되는 형편”이라며 “1차에서 완성차 업체로 곧바로 이어지던 납품 단계에 모듈대기업이 들어서고 그 사세가 날이 갈수록 커져, 납품 단가도 많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철저한 을의 입장으로 아무런 힘이 없어 단가 인하까지는 어떻게든 참을 수 있다”며 “그러나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의 모듈부품 생산을 넘어 우리가 생산하던 기존 부품까지 생산하는 것은 사실상 상도에 어긋난 행위이며 대기업의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자동차용 머플러부품을 생산하는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자본력과 기술력을 계열 부품회사에 다 몰아줘 계열 부품회사에서 납품받는 비율을 대폭 끌어올릴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우리는 앞으로 10년안에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우리는 중소부품업체 및 비계열 부품업체와 함께 공존하기 위해 상생협력펀드를 만드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대모비스의 경우도 모듈화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존 부품영역을 잠식해나가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손효주 기자 karmare@etomato.com

- Copyrights ⓒ 뉴스토마토 (www.newstomato.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