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사활 걸렸다면서 금융당국은 '느긋'
하반기 보증보험 연계형 중금리 대출상품 나와
저축은행 이용시 신용등급 하락 '숙제'…상품 출시 후 신용평가체계 개선 '혼란'
2016-03-08 14:21:19 2016-03-08 14:26:22
올 하반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서울보증보험이 연계된 중금리 대출상품이 나올 예정이지만 금융당국의 계획이 '지나치게 느긋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을 경우 신용등급이 내려가는 문제를 보완할 대책이 제때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앞서 "중금리 대출 활성화 여부는 저축은행 생존의 문제"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상품이 출시된 이후에나 이같은 문제점이 개선될 전망이어서 저축은행은 눈뜨고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하반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SGI서울보증은 10~15% 수준의 '보증보험 연계형 중금리 신용대출상품'을 내놓는다. 신용도 1~3등급의 고신용자 534만명이 5% 미만의 저금리 대출을 시중은행에서 이용하는 반면, 4~7등급의 중·저신용자 698만명은 중금리 상품의 부족으로 20% 초과 금리로 대출받는 '금리단절'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가계신용대출에서 금리가 5% 이하인 경우는 42.0%에 달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10~15%는 5.1%에 불과해 가장 적다. 20% 이상은 13.1%다.
 
이번에 출시되는 보증보험 연계형 상품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으면서 SGI서울보증에 보험을 들게 된다. SGI서울보증은 대출금이 회수되지 않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보증 규모는 시중은행 5000억원, 저축은행 5000억원 등 모두 1조원이다. 1조원은 금융권의 작년 개인신용대출 전체규모인 258조원에 비하면 마중물 수준이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저축은행에게는 좋은 사업 기회로 평가된다. 
 
하지만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평균 1.7등급 하락하기 때문에 이를 우려한 금융 소비자가 발길을 돌릴 경우 저축은행발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는 요원하다는 점은 저축은행에 불리한 조건이다. 실제로 시중은행 계열 저축은행 6곳(신한·하나·KB·NH·BNK·IBK)의 은행-저축은행 연계 대출잔액은 작년 12월말 현재 8637억원에 그친다.
 
금융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신용평가체계를 개선하는 등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그 시점은 '하반기 중'이라고만 밝혔다. 상품이 출시된 이후에 신용평가체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완화하겠다는 하락폭도 1.1등급 하락이어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를 해결할 만큼의 유인책이 아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이 앞장서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를 외친 만큼 저축은행 영업점은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 실적을 은행 서민금융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이 이에 발맞춰 중금리 대출에 적극 나서게 되면 오히려 주된 고객인 저신용자들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시장 활성화 계획은 반갑지만, 저축은행을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하락된다는 점은 소비자와 저축은행 모두에 안 좋은 일"이라며 "언제 신용평가체계가 개선될지 모르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대부업 금리가 기존 34.9%에서 27.9%로 인하된 데다, 하반기에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해 중금리 대출 상품을 쏟아낼 경우 애매한 위치에 있는 저축은행의 경쟁 환경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개인신용대출 연평균 금리는 시중은행 4.4%, 여신전문사 18.1%, 저축은행 25.0%, 대부업 30.2% 수준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금리 대출 활성화로 평균 10.8% 수준인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개선되면 새로운 신용평가체계 없이도 신용등급 하락 폭이 줄어들게 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 "신용조회회사(CB사)들이 신용평가체계 개선을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일 열린 '중금리 신용대출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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