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보증심사 강화…중견·중소건설사 어쩌나
집단대출 규제·분양보증심사 강화 등 중소업체 유동성 부담
"소비자 불안 가중…시장에 찬물 끼얹는 격"
2016-02-25 15:42:23 2016-02-25 16:16:32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금융권의 집단대출 규제 강화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 강화로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유동성 부담이 더욱 커졌다. 대형건설사보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면서 일각에서는 '줄도산'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출자의 소득심사 기준을 강화한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이달 들어 본격 시행됐다. 가이드라인에는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가 제외됐지만, 과잉공급을 우려하는 HUG와 시중은행들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의 자체 규제로 건설사들의 집단대출을 옥죄고 있어 중견·중소업체들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간 자체 신용도로 대출 받기가 어려운 중견·중소업체들은 HUG에서 받은 보증을 통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왔다. 그러나 최근 HUG도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건설사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중도금 대출을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출 요건을 강화해 대출 자체를 어렵게 하거나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이다.
 
실제로 한국주택협회 집계결과 지난달 말 집단대출을 거부당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등 조건부로 대출을 승인받은 규모는 약 5조2200억원에 달한다. 아파트 가구 수로는 3만3970가구. 대출규제가 발표된 작년 10월에는 아파트 분양률이 80%에 이르는 사업장까지 집단대출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중견·중소업체들은 집단대출에서 더욱 배척당하고 있어 실제 집단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집단대출을 성사시키더라도 금리가 높아져 주택사업자와 계약자들에게 부담이 된다. 연 2.5~2.7% 수준이었던 집단대출 금리가 최근 3.5~3.9%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집단대출 금리가 연 0.5~1.0%p 인상된 사업장은 1금융권 4400가구(대출액 7000억원), 2금융권 14만2000가구(2조1000억원)에 이른다. 금리인상으로 추가로 발생한 이자비용은 연간 140억~21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분양보증심사 강화를 주택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의 변화나 HUG의 노선 변경으로 보긴 어렵다"며 "주택시장은 시장의 자율적인 조정 기능으로 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바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체감은 다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주택담보대출 여신심사 강화 조치가 시행된 가운데 집단대출 심사까지 강화되자 중견·중소업체들은 도산까지 우려해야 하는 처지다.
 
작년 4분기 분양한 물량은 1차 중도금 납부시기가 도래했는데, 아직까지 집단대출 금융사를 찾지 못한 경우에 자체 보유자금을 들여 중도금을 지원해야 한다. 중도금 무이자 등의 금융혜택으로 마케팅을 펼친 사업에만 해당되지만, 자체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을 경우 업체의 존폐 여부가 갈릴 수도 있는 문제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최근 집단대출 심사기준이 엄격해지고 분양사업 참여에도 소극적인 은행들이 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가산금리 인상분이나 2금융권으로의 이탈 압박은 중소업체들이 더 크게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분양계약자들도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1차 중도금부터 차질이 빚어질 경우 내 집 마련에 나선 수요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주택사업자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주택시장은 심리에 민감하다. 무분별한 규제로 소비자들의 불안만 가중시키는 것"이라며 "집단대출이 막히면 선분양 제도가 정착된 우리나라 주택시장 선순환 구조가 교란되는 것이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주택시장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미 시장에서 물량 조절에 들어갔음에도 인위적인 공급억제로 시장을 위축시킨다는 반발도 있다. 중견건설업체 A사 관계자는 "이미 각 사에서도 내부적으로 심의를 통해 물량조절에 들어갔는데도 분양보증심사를 강화하는 것은 과도한 과잉공급 우려와 뒤늦은 규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와 금융권의 집단대출 규제 강화로 중견·중소건설기업의 유동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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