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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기업노트)중국 저가항공의 최강자 '춘추항공'
차별화된 저가전략·국제선 확장으로 '고속항행'
2016-02-25 08:14:15 2016-02-25 08:14:15
서른여덟이 되던 1981년 철밥통을 버리고 여행 사업을 선택한 이가 있다. 바로 중국 춘추국제여행사와 춘추항공의 왕정화 회장이다.
 
상하이시 구청의 공무원 출신이었던 그는 사업 초반부터 수많은 편견과 싸워야 했다. 주변에서는 여행업 자체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만류와 걱정, 비웃음들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당시 정부의 개혁·개방 정책이 여행업에 훈풍을 가져 올 것이라 믿었다. 또 여행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면 수요는 뒤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시장성을 내다본 그의 선택이 적중하면서 사업 10여년 만에 그가 설립한 춘추국제여행사는 중국 여행 업계 1위 업체가 되고 이후 춘추항공의 밑거름이 된다.
 
왕 회장의 ‘역발상의 기지’는 춘추항공 곳곳에도 스며있다. 그는 국영기업에만 허용됐던 항공업 진출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고 모든 항공사가 티켓 가격을 인상할 때 내리는 발상의 전환을 선택했다.
 
그리고 현재 춘추항공은 다른 경쟁업체들이 벤치마킹하는 업체로, 왕 회장은 중국 국민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거듭나고 있다. 왕 회장의 역발상이 점철된 ‘걸작’ 춘추항공. 이 기업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그리고 향후 전망은 어떨지 자세히 들여다본다.
 
중국 춘추항공 여객기가 마카오 국제공항에서 상하이로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중국 저가항공(LCC)업계의 최강자
 
춘추항공은 중국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민영 저가항공(LCC)업체다. 본사는 중국 상하이 창닝현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2004년 5월 설립됐다.
 
2005년 처음으로 상하이와 산둥성 북동부 옌타이 구간에 항공기를 취항했고 이후 베이징, 광저우, 선전, 구이린, 하얼빈, 칭다오 등 국내노선을 점차 확장했다.
 
2009년부터는 중국민항공사로부터 승인을 받고 국제노선 확장에도 박차를 가한다. 2010년 중국 저가항공사 최초로 상하이와 일본 이바라키공항 노선 개발을 시작으로 홍콩과 마카오, 태국, 한국까지 노선을 확대 운영해왔다.
 
이에 지난해 1월21일에는 중국 항공사로서는 5번째이자 저가항공사로서는 최초로 상하이 증시에 상장됐고 지난 1월 기준 춘추항공은 국내와 국제노선을 모두 합해 약 90여곳을 운항하는 항공사로 규모가 커졌다.
 
2015년 기준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국내외 항공운송이 93.4%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항공사 대행업무와 보험업 등 기타 사업에서의 매출이 6.6%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운송 관련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중국 국내선 비중이 65%, 한국(서울, 제주)과 일본(도쿄, 오사카 등) 노선이 29%, 홍콩과 대만, 마카오 노선이 6%로 집계되고 있다.
 
국제선 확장 등 향후 전망 밝아
 
지난 2015년 3분기(7~9월)까지의 춘추항공의 누적 매출액은 63억2500만위안, 누적 순이익은 12억200만위안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고 순이익은 83%나 급증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달 26일 로이터에 따르면 춘추항공 측은 지난 한해 전체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25%, 50~60% 급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 실적 추이를 봐도 급격한 성장이 엿보인다. 2012년부터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은 매년 11~16%, 17~29%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해오고 있다.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요인은 차별화된 특저가 전략에 있다. 실제로 춘추항공의 전 좌석은 모두 이코노미석이며 기내식과 음료가 따로 제공되지 않는다. 항공권을 자사의 온라인 공식 사이트에서만 판매하고 인력 규모도 항공사 평균 인력의 절반 정도로 운영된다.
 
이 모든 비용 감축은 티켓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지난해 기준 춘추항공의 평균 티켓 가격은 590위안(11만1000원)이다. 중국의 대형 항공사(1012위안)와 미국 저가항공사(938위안)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좌석 점유율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14년 기준 18%정도였던 춘추항공의 중국내 국제선 점유율은 지난해 24%까지 증가하며 남방항공(23%)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감축된 비용으로 사업 규모도 확장하고 있다. 춘추항공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항공기 수를 약 20여대 늘렸으며 지난 한 해 중국 각 지역에서 각국을 잇는 24개의 노선을 확장했다.
 
중국 지방공항을 주로 이용하고 있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중국 항공사들은 1선 도시를 주력공항으로 삼고 있지만 춘추항공은 2선 도시를 활용하는 차별화 전략을 꾀한다. 향후 2선 도시의 해외여행이 급증하면 신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오는 6월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개장도 매출 성장의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춘추항공의 올해 전망은 더 밝다. 2016년 매출액과 순이익은 103억7318만위안, 18억8461만위안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와 올해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9.6배, 25.8배다. 중국국제항공(11.57배, 9.60배)과 남방항공(14.06배, 11.44배)보다 높은 수준이긴 하나 정부의 든든한 지원, LCC 시장의 성장잠재력 등으로 밸류에이션보다는 중장기 성장성이 더욱 기대되는 기업이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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