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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인사이트)미래 사회의 주역, 밀레니얼 세대를 흡수하라
다양성과 사회공헌에 가치를 둔 집단…유연한 근무환경 제공 및 소통 전략 필요
2016-02-24 12:00:00 2016-02-24 12:00:00
요즘 스타트업, 주식시장, 소비트렌드, 정치성향 등 다양한 분야의 뉴스에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가 등장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이름이 주어진 세대를 살펴보면, ‘베이비붐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태어나 1970~80년대 경제 성장을 주도한 집단이고, ‘X세대’는 1990년대에 등장한 탈권위주의적이며 자유로운 신세대를 가리킨다.
 
‘Y세대’라고도 부르는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의 뒤를 잇는 인구 집단을 일컫는데, 정확한 구분 기준은 없으나 주로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칭한다. 이들은 밀레니엄(새천년)을 전후해 유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최근에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해 영향력을 드러내기 시작한 집단이다. 밀레니얼 세대란 용어는 미국의 작가 윌리엄 스트라우스와 닐 호위가 1992년 출간한 ‘밀레니얼 세대, 미국 미래의 역사, 1584년부터 2069년까지’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소개됐다. 저자는 밀레니얼 세대를 ‘지역사회와 세계의 공공복지에 관심이 많은 시민’으로 그려냈다.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 생활 틈틈이 여가활동을 즐긴다. 사진은 지난해 판교 다음카카오 오피스에서 열린 '직장배달 콘서트'에 젊은 직원들이 참여한 모습. 사진/뉴시스
 
미 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2015년 말 현재 약 83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4분의1 이상이다. 최근에 베이비붐 세대를 제치고 가장 큰 인구 집단이 된 밀레니얼은 베이비붐 세대의 2세지만 부모 세대와는 다른 점이 많다.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쉽게 받아들이며 ‘젊은’ 생활방식을 고수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성향은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다.
 
골드만삭스의 2015년 연구 보고서를 보면, 좋은 차를 소비의 최우선 순위로 꼽은 밀레니얼 세대는 15%밖에 되지 않는다. 집이나 차, 명품 등을 소유하기보다는 스포츠, 여행, 먹거리, 오락 등 체험이나 경험 위주의 소비를 지향한다. 물건을 사는 대신, ‘즐거움’을 위한 여가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보고서에는 밀레니얼 세대가 공동체와 지역사회에 관심이 많고 경제 및 사회적 평등에 가치를 둔다고 나와 있다. 이들의 65%는 취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로 ‘지역사회나 국가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이 젊은이들은 관계 지향적이며 46%가 페이스북 친구를 200명이상 보유하고 있다.
 
또한 그들은 채팅을 하면서 음악을 듣고 동시에 업무를 수행하는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자이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는 미래 사회를 주도할 인구 집단이라는 점에서 기성세대의 주목을 받으며 분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가 이끌고 있는 많은 기업들은 아직도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존의 경영방식과 체계에 머물러 있다.
 
‘나랑은 맞지 않아’…회사를 떠나고 싶은 젊은 세대
 
2015년 시행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직장에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한 밀레니얼 세대는 28.9%에 불과했다. 최근 딜로이트가 수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4%가 경제적 대안이 있다면 2년 이내에 현재의 직장을 떠나겠다고 답했다. 2020년까지 지금의 직장에 머무르겠다는 답변은 3분의 1에 지나지 않았다. 미국의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투자자문은 22~32세 가운데 60%는 지난 5년간 적어도 1번 이상, 많게는 4번까지 직장을 옮겼다고 보고했다.
 
데이비드 크뤽산크 딜로이트 회장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단지 높은 연봉을 좇아 회사를 옮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는 직장을 선택할 때 개인적 가치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보수가 높은 전문직 종사자도 자신의 가치와 충돌하는 업무는 맡으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독이 될 수 있는 휴먼 리스크 통제해야
 
밀레니얼 세대의 높은 이직률은 기업이 피할 수 없는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 미국에서는 18~32세 연령대의 젊은이들이 구직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젊은 인재를 확보하려는 기업은 우선 그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업무 환경을 제공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직방지 및 성공적인 인력관리는 기업의 최종 목표인 이익증대를 위한 기초를 쌓는 일이다. ‘사람’없이 기업은 운영될 수 없다.
 
미 상공회의소에서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는 밀레니얼 세대를 유인할 방편으로 유연근무제를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중 75%는 직업을 선택할 때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이 가능한지 따져본다. 그들은 사생활을 포기하고 직장에 ‘올인’했던 기성세대와 다르다. 직장 및 일과 별도로 여가생활 누릴 수 있는 독립된 시간이 필요한 집단이다. 유연근무제는 그들의 생활 방식을 지지하는 실질적인 수단이다. 재택근무제 및 출퇴근 시간선택제 등을 활용해 업무효율을 높이고 직원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려는 회사가 늘고 있다.
 
'소통'으로 밀레니얼 세대 관리해야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는 유연근무제 이외에 기업이 다양한 경영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HBR은 밀레니얼 세대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경영진이 기존의 인력관리 방식과 의사소통 스타일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5가지 전략을 소개했다.
 
첫째, 사회 공헌에 관한 비전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라.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이 담당하는 일이 사회 문제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직장을 선택할 때 기성세대보다 사회 참여적 요소를 중시하며,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 기업에 소속되기를 원한다. GE는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이란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에게 의미 있는 사회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었다.
 
GE의 2015년 지속가능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3년간 전세계 8000명 이상의 직원이 지역사회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31%나 감소시켰으며, 물 사용량을 42%나 줄였다. 이 프로그램이 밀레니얼 세대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프로그램의 성공 이유는 사회공헌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과 열정 때문이었다.
 
둘째, 직원들과 자주 솔직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가 회사를 그만두는 가장 큰 이유는 ‘상사’였다. 그들은 직장에서 상사와 더 자주 소통하기를 바란다. 밀레니얼 세대의 40%가 상사로부터 매주 업무 받기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이는 다른 세대와 비교해 두배 정도 높은 비중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를 만족시키려면 ‘멘토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상사와 직원 간 소통의 기회를 늘려야 한다. 소통은 직원의 소속감과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통로다.
 
셋째, 최신 기술을 사용한 업무 시스템을 확립하고 협업을 추진하라. 밀레니얼 세대는 IT기술과 함께 자란 디지털 세대로, 전선 없이 와이파이로 세상과 연결된 집단이다. 경영 컨설팅 업체 PWC는 “그들은 일터에서도 소통과 혁신을 가능케 하는 SNS와 문자메세지, 동영상, 블로그, 위키백과를 끊임없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IBM과 노바티스(Novartis) 등은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에 맞춰 전직원이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트위터는 물론이고 야머(Yammer), 자이브(Jive), 채터(Chatter) 등의 프로그램을 이용해 직원과 간부가 공개된 토론장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물리적이거나 구조적인 경계를 넘어서 협업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이 같은 기술적 지원은 밀레니얼 세대의 업무 능률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회사 경영의 혁신을 도모한다.
 
넷째, 직원이 스스로 창업자 및 경영자가 되어 아이디어를 확장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라. 밀레니얼 세대는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처럼 홈런을 날린 벤처 사업가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어떤 것이든 가능하다’는 기업가 정신을 흠모한다. 그들은 한때 벤처 사업을 꿈꾸기도 했고 지금도 가끔씩 창업 기회를 물색하곤 한다. 기업이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는 젊은 세대에게 배움과 실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혁신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 수직적인 기업의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계급적인 위계질서보다 관심을 나눌 수 있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상호적인 공동체 안에서 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은 꾸준한 승진이 요구되는 수직적인 상하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공용서비스나 아웃소싱을 활용할 수 있는 수평적인 ‘매트릭스 구조’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펩시의 인사조직도는 수직적인 사다리 모양이 아닌 격자 모양이다. 직원들이 승진을 통해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라, ‘중대한 경험(Critical Experience)’을 통해 기술이나 지식을 습득하는 체제다. 이러한 수평적 구조에서 직원은 주인의식을 갖고 회사의 중요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
 
신지선 토마토CRS연구소 연구위원 jis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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