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최근 3년여 동안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오던 대구 아파트 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매매가와 전세가 모두 떨어진 것은 물론 거래량도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와는 다르게 분양 물량은 아직 쏟아지 있고, 일부 단지의 견본주택 현장에는 사람들이 넘친다.
부동산114가 올해 매매가 하락 아파트 가구 수 비율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구가 전국 최다의 수치를 나타냈다. 아파트 총 41만5488가구 중 12.1%(5만266가구)의 매매가가 올해 1월 모두 떨어졌다.
전국 평균인 3.9%의 약 3배에 달한다. 경북 8.4%(26만3871가구 중 2만2161가구), 서울 5.8%(127만2423가구 중 7만4028가구), 경기 3.1%(204만1308가구 중 6만4061가구)에 비해 비중이 월등하게 높다.
대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 단지 내. 사진/이준혁 기자
KB국민은행 통계에서도 대구 아파트 시장 이상 징후는 뚜렷했다. 매매가와 전세금 모두 비수도권 5대 광역시 중 대구만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매매가의 경우 대구는 0.07% 떨어져 대전(보합)과 광주(0.02% 상승)는 물론 같은 영남권 광역시인 부산(0.05% 상승), 울산(0.07% 상승)과도 다르다. 전세금도 대구는 0.03% 하락해 광주(보합)와 대전(0.07% 상승)은 물론 부산(0.06% 상승)이나 울산(0.09%)과도 상이했다. 대구만 유독 하락세가 컸다.
거래도 크게 줄었다. 국토교통부 주택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 해 12월 매매된 대구 지역 아파트는 3604건으로, 지난해 7월 거래량(8102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수성구 만촌동 K공인 대표는 "대구 전체 통계의 변화는 지난 해 분양 물량이 잇따라 나온 달성군의 영향이 적잖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시장의 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던 수성구도 최근 시장의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지난 해 늦여름이 딱 대구 부동산 시장의 정점이었다. 당시 6억원후반 하던 아파트가 최근 들어 1억원 정도 떨어졌다. 문의 전화도 적다"라고 말했다.
북구 동천동 칠곡지구 B공인 관계자는 "열기는 수성구 등에서 불기 시작했지만 대구 지역의 부동산 거래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다. 칠곡은 상승기에 크게 출렁이던 지역이 아닌데, 침체기에는 같이 조용해졌다"면서 "입주 물량의 급증 탓이 크다고 본다. 대구에 올해 2만8000가구가 새로 들어설 것이다. 지난 해 1만4000가구의 배 수준 신규가구다. 내가 수요자라고 해도 좋은 입지가 아닌 한 기존 주택을 비싼 값에 살 생각은 사라질 듯 싶다"고 말했다.
2013년 당시 'e편한세상 범어' 견본주택. 사진/대림산업
이같은 다양한 거래 침체세에도 대구에서는 분양 단지가 꾸준히 등장하고 일부 단지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올해 포문은 지난 3일 청약 접수를 받은 대우산업개발의 '이안 동대구'가 열었다. 이 단지는 931가구 중 특별공급분을 뺀 일반분양분 259가구 청약접수에 6176명이 접수하며 평균 경쟁률만 23.85:1를 기록했다. 지난 해 말에 시작된 대구 부동산 시장 침체가 분양 흥행에 약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를 깼다.
이후로 올해 대구는 상반기 7곳('대구 범어 푸르지오', '앞산 서한 이다음', '남산역 화성파크드림', '대구대곡2지구 제일풍경채', '이한 율하', '대구국가산단반도유보라 2.0·3.0'), 하반기 7곳('용두지구 영무예다음', '대구 모아미래도', '성당보성 더샵', '대구테크노폴리스 예미지', '대구 연경지구 예미지', '신월성 코오롱하늘채', '봉덕 화성파크드림')의 아파트 분양이 예정돼 있다. 차가워진 부동산 거래 시장의 침체와 달리 분양 시장은 여전히 매우 뜨거운 상황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같은 대구 지역의 현상에 대해 "거래 시장이 침체된다고 해서 분양 시장까지는 영향이 바로 미치지 않는다. 거래 시장의 침체기가 최소 반 년은 이어져야 분양 시장도 함께 침체되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또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최근 상황에서는 이제 부동산 입지도 살펴야 한다. 대구 지역에서 올해 분양될 단지의 경우 입지별로 분양 결과가 상이할 것"이라며 "분양에 성공한 '이안 동대구'는 백화점이 포함된 복합환승센터가 지어질 동대구역 근처다. 대구 내에서도 좋은 입지의 단지면 거래 시장과는 달리 분양은 성공할 것이고, 달성군 등지의 외곽 분양 단지는 실수요자면 모를까 투자 목적 접근은 꼼꼼히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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