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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렌드)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선진국 보다 성장 잠재력 높다
대출이자·수수료 수익 중심…젊은층 인기 예상
2016-02-11 14:34:36 2016-02-12 18:20:28
최근 예비인가 승인을 얻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선진국 보다 늦은 출범에도 불구하고 더욱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법적인 문제와 금융 당사자 간의 이해 관계 등으로 출범이 늦었지만, 제대로 준비한다면 오히려 선진국 운영 사례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10일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승인의 의미'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예비인가 승인을 받은 곳은 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등이 컨소시엄을 맺은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KT, 우리은행, 알리바바, 한화생명보험, GS 리테일 등이 컨소시엄을 맺은 K뱅크 컨소시엄이다.
 
국내에는 이번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승인 이전 2002년과 2008년에 2번의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시도가 있었다. 2002년에는 SK텔레콤, 롯데 등의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이네트퓨처 등의 벤처기업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브이뱅크(V-Bank)를 설립하려 했다. 하지만 자금 확보와 정부의 미온적 태도, 금융실명제 등의 법적인 문제, 현금 입출금망 확보 등의 실질적인 난제로 인해 무산됐다.
 
2008년에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규제 개혁의 일환으로 은행산업의 경쟁을 촉진하고 다양한 금융상품 출원을 통한 소비자 편익제고를 위해 은행법 개정을 통한 인터넷전문은행 제도 도입을 추진했지만 입법에 실패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인터넷전문은행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미국은 1995년 10월 세계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SFNB)가 설립된 이후 2000년 초반까지 30여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도입 초기 IT 붐으로 인해 새로운 금융거래의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보였으나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으로 고객 확보에 실패해 많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사업을 중단하거나 다른 금융기관에 인수 합병돼 2000년대 중반에는 12군데로 감소했다.
 
그러다 이후 인터넷뱅킹 이용율 증가와 비즈니스 모델의 차별화 전략으로 영업실적이 향상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돼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20개가 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2014년 3월에는 10대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이 4400억달러, 총예금 3089억 달러를 기록해 전체 은행 대비 각각 3.1%, 2.8%를 차지하는 상황이 됐다.
 
미국의 경우 주로 비은행 금융기관과 비금융기업이 설립을 주도한 것이 특징이다. 주요수익은 일반은행과 마찬가지로 이자이익이지만 그 밖에도 유가증권관련이익, 대출채권 관련수수료, 자산유동화관련수익, 수표발행, ATM 사용 수수료 등으로도 수익을 내고 있다.
 
일본은 2000년 발표된 새로운 형태의 은행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주로 비금융기업과 은행 공동출자 형식으로 설립이 된 것이 특징이다. 일본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모델은 일반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고 미국의 경우와 비슷하다. 일본 최대 인터넷전문은행인 SBI 주신네트은행의 경우 이자이익 66.6%, 수수료수익 22%, 유가증권매매 등의 기타이익 11.4%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다양한 금융회사와 비금융회사의 제휴를 통해 자산관리, 온라인 지급결제 등의 특정 은행서비스에 집중하는 상태로 성장했다는 것이 눈에 띈다.
 
유럽의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은 1995년 영국에 설립된 에그 뱅킹(Egg Banking)으로 보험사인 푸르덴셜이 설립했으며 이후 EU의 경제통합으로 국가별 영업기반을 뒀던 은행들이 인터넷을 이용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2002년 중반까지 35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됐다.
 
유럽의 경우에는 설립의 주체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인 것이 특징이다. 유럽의 인터넷전문은행은 공통적으로 모은행의 경쟁력 제고전략의 일환으로 활용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부분이 은행의 자회사 형식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예비승인 인가된 2곳의 컨소시엄이 IT 기업과 은행, 비은행 금융기업, 비금융 기업의 혼합 컨소시엄 형태를 갖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일본 스타일에 가깝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재미난 것은 2곳 모두 중국 기업이 어느정도 관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한국카카오은행의 경우 카카오의 2대 주주가 중국의 텐센트이며, K뱅크는 알리바바가 컨소시엄 멤버로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구조는 대출 이자와 수수료가 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모바일과 ATM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주로 모바일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중심 서비스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각 인터넷전문은행의 운영 방식은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카카오은행은 기존 시중은행의 안정적인 운영 위에 카카오의 기술을 더해 모바일 중심의 은행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K뱅크는 새로운 콘셉트와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이른바 디파인앤런(Define & Run) 개념에 기존 은행의 안정성을 더할 계획이다.
 
이미 인터넷뱅킹, 모바일뱅킹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한국의 금융시장이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타이틀이 갖는 의미는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의 은행, 금융권이 아닌 IT, 비금융권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일반 대중 가운데 특히 젊은 층의 사용율이 기존 시중은행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가 이슈가 되면서 금융권 힘의 기반이 기존 은행권에서 IT쪽으로 많이 넘어온 상태다. 그러나 아직은 그 중심에 기존 은행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사람들의 인식에 더 어렵게 느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이번 인터넷전문은행이 제대로 국내에 정착 된다면 기존 금융권이 갖고 있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조금 더 부드러운 이미지로 바뀔 수 있다"며 "또한 늙고 올드한 이미지에서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가 향후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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