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전문가 칼럼]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교류 병행 추진해야
국제사회도 북한 핵 이슈를 남북관계 사안으로 보지 않아
2016-01-31 13:43:25 2016-01-31 13:43:25
1993년 3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핵무기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당시 김영삼 정부는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남·북한의 경제협력을 중단하겠다는 ‘핵-경협 연계원칙’을 발표했다. 1989년부터 시작된 남·북 경협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사업을 하고 있던 기업들이 이 정책에 불만을 표한 결과 임가공을 비롯한 간접교역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김영삼 정부의 핵-경협 연계원칙은 이후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 원칙과 일맥상통한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부도 이 정책과 연결되는 대북정책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김영삼 정부의 북핵-대북정책의 연계와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북핵-대북정책 연계는 차이점이 있다. 김영삼 정부는 북핵 문제의 한미공조 원칙을 고수하며 북핵 문제의 해결은 북·미간 협상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반해 이명박 정부는 북핵 문제를 의도적으로 대북정책의 조건으로 삼으면서 남·북한 관계의 핵심적인 키워드로 발전시켰다.
 
북핵 문제는 이명박 정부 등장 이전부터 지속되어 온 문제이고, 이명박 정부 등장 직전인 2007년 10월 6자회담에서 10·3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는 남한이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핵문제를 남·북한 관계 개선의 주요 조건으로 삼으면서 남북관계의 강경한 대치와 충돌만 야기했다.
 
박근혜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북정책뿐만 아니라 외교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도 북핵문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관계 발전에 북핵 문제를 교묘하게 대입시키면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발언을 확대포장해서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 중국이 강경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해석하는 등 우리의 외교가 승리한 것과 같은 기대감을 상승시켰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4차 핵실험에 대한 국제 제재에 중국이 난색을 표하자 한국 정부는 당황하고 섭섭해 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외교적 수사(rhetoric)를 확대 해석해 대 중국 외교의 실패를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삼·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노무현 정부는 북핵과 교류·협력의 병행 정책을 추진했다. 2002년 10월부터 시작된 2차 북핵 위기는 남북관계와 관련 없이 북한과 미국의 갈등 결과로 등장했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한 관계는 핵 위기에도 불구하고 별 문제 없이 전개되었고, 특히 남·북한 관계의 최고 성과라 할 수 있는 개성공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었다. 따라서 북한의 핵문제는 시작과 전개 과정에 있어서 남·북한 관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점이 입증되었다.
 
제1·2차 북한 핵위기가 발생한 시점과 동기를 보더라도 북한의 핵문제는 남·북한 관계와 관련이 별로 없다는 점을 보여 준다. 1993년 3월 북한의 NPT 탈퇴 선언에 의해 시작된 1차 북핵 위기는 1991년 남·북한 기본합의서가 체결된 이후 남북한 관계가 순조롭게 발전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건이고, 2002년 10월 2차 북핵 위기도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한이 최고의 관계를 구가할 때 발생한 사건이다. 두 차례 모두 북한은 미국과 일본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를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1의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 2·13 합의, 10·3 합의 등이 발표되었는데, 그 내용을 보면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대신 북·미관계와 북·일관계의 개선, 동북아의 평화 추진 등에 대한 내용은 있어도 남·북한 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들어가 있지 않다. 이는 북한과 국제사회가 북핵 문제를 남·북한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국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 준다.
 
그런데 유독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를 남·북한 관계로 끌어들여 스스로의 정책적 한계를 조장하고 있다. 한국이 아무리 북핵 문제를 강조하고 북한 위협론을 퍼뜨려도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 수 없다는 점을 대 중국 외교의 실패에서 교훈을 삼고, 북한 핵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보다 효율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김계동 연세대 교수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