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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vs 중·러…대북 제재 입장차 뚜렷
한·미·일 “강력한 제재”에 중·러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
2016-01-20 16:51:39 2016-01-20 16:51:57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을 주장하는 한국·미국·일본과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하는 중국·러시아 양측의 입장차가 점점 명확해지는 모습이다.
 
미 국무부의 2인자인 토니 블링큰 부장관은 20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임성남 제1차관을 잇따라 면담하고 한·미 양국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면담을 마친 후 임 차관과 블링큰 부장관은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양국은 북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면서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하고 포괄적인 제재 조치가 도출될 수 있도록 한·미 양국은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블링큰 부장관은 자신이 이날 오후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고 존 케리 국무장관도 오는 27일 방문 예정인 것을 언급하며 “중국과 북한의 특수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중국의 ‘특별한 역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모든 무역은 사실상 중국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북한에 대해 더 많은 영향력과 레버리지가 있다”면서 “중국이 이번 사태에 대해 리더십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중국이 미국의 기대에 부응할 가능성은 낮다. 핵실험 직후 강경한 태도를 보였던 중국은 한·미·일 3국 공조가 구체화되는 것과 비례해 점점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있다.
 
지난 14일 6자회담 한국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중국 측 수석대표 우다웨이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중국 베이징에서 관련 회담과 만찬회동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우 대표는 황 본부장이 요청한 ‘강경한 대응’에는 난색을 표하고 대신 ‘6자회담 재개를 통한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도 중국과 보조를 맞추는 분위기다. 황 본부장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측 6자회담 수석대표 이고르 마르굴로프 외교부 아태차관과 협의에 나섰다. 양측은 국제사회, 특히 한·미·일·중·러 5자의 단합과 일치된 행동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그렇지만 러시아 측은 “북핵 문제가 궁극적으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이처럼 안보리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어, 한·미·일 3국이 주장하는 높은 수준의 제재 결의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토니 블링큰(왼쪽) 미 국무부 부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 논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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