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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확성기방송 개시…군사긴장 고조
2016-01-08 12:52:11 2016-01-08 19:04:53
대북 확성기 방송이 8일 정오를 기해 최전방 10여곳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지난해 8·25 합의로 중단된 후 4개월여 만의 방송 재개다
 
북한은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강력 반발할 것으로 보여 휴전선 일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확성기 방송은 대북심리전 FM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송출하는 것으로 불규칙적으로 하루 2∼6시간 방송을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군은 이동식 확성기 6대도 조만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할 경우 야간에는 약 24km, 소음이 있는 주간의 경우 10여km 떨어진 곳까지 들리게 할 수 있다.
 
확성기 방송에서는 북한의 체제와 핵실험 등을 비판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 일기예보, 라디오 드라마, 가요 등도 포함된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직접 비방하는 내용이 담길 경우 북한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북한은 이날 남측에서 오는 소리를 방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확성기 주변에 은·엄폐 시설을 구축해 놓았다. 아울러 방송 시설이 있는 지역의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고, 감시태세도 강화했다. 다만 군은 지난해 8월 확성기 시설 이전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된 인천시 강화군 교동도의 확성기는 당장 가동하지 않을 방침이다. 개성공단과 가까운 지역의 확성기 방송도 보류됐다.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날부터 경기도 파주지역의 안보관광은 잠정 중단됐지만,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한 개성공단 출·입경은 변함 없이 이뤄지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폐쇄나 철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는 북한 상황 등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지금 (공단의) 폐쇄나 철수를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8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중부전선 대북 확성기 방송실에서 육군 장병들이 방송 기계를 작동시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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