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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약물, 국내 파트너사 변경 '촉각'
2015-12-29 06:00:00 2015-12-29 06:00:00
연말연초 글로벌 제약사의 대형약물 3가지 제품의 국내 파트너사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가 지급 판매 수수료를 낮추기로 함에 따라 기존 국내 제약사가 제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3가지 제품의 국내 시장 규모는 2000억원대다.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제약사간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069620)은 MSD의 당뇨치료제 '자누비아'와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의 국내 영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자누비아(자누메트 복합제 포함)와 바이토린은 연 처방액 규모가 각각 1000억원대와 570억원대의 대형약물이다. 자누비아는 2008년부터, 바이토린은 2011년부터 국내 판매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대웅제약과 MSD의 협업은 각각 이달말과 내년 초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MSD가 기존 수수료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대웅제약은 이에 재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웅제약은 자누비아를 버리고 지난해 10월 계약한 아스텔라스제약의 당뇨치료제 '슈글렛'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계약 해지에 따른 매출 손해분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 22일에는 다이이찌산쿄와 항응고제 '릭시아나' 국내 판매 영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자누비아와 바이토린의 새로운 파트너로는 모 상위 제약사가 떠오르고 있다. MSD와 두 약물의 대한 판권 협상을 동시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릴리가 공동 개발한 당뇨치료제 '자디앙'을 도입했던 유한양행(000100)도 판매를 포기한다. 자디앙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새로운 계열의 당뇨치료제지만 유한양행이 지난해 9월 도입 후 아직까지 발매하지 않았다. 이익이 남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900원대 매출의 자사 판매 당뇨치료제 '트라젠타(베링거인겔하임)'와 자디앙의 영업이 충돌할 우려가 높았다"며 "자디앙의 제휴를 접고 다른 제약사에게 영업권을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사와 국내사의 영업 제휴는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제약업계 대세로 자리잡았다. 글로벌사는 별도의 영업인력 확충 없이 국내사의 판매망을 활용해 신약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다. 국내사는 전세계에서 검증된 신약을 도입해 손쉽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전세계 의약품 시장 성장 둔화로 생존 경쟁에 몰린 글로벌사가 국내에서 판매 수수료를 낮추고 있어 영업 제휴 관계가 깨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통상 파트너사는 판매액에 20%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다. 기존 파트너사들은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영업권을 넘겨받은 파트너사는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낮은 판매 수수료를 감수하고 계약을 강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도입품목의 낮은 판매 수수료율로 상위사들이 계약 연장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라며 "기존 판매제휴는 상위사가 독점하는 양상이었지만 상위사들이 포기한 자리를 매출 증가에 급급한 중견사들이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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