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시론)2016년, 한국경제의 실력을 기대한다
2015-12-29 06:00:00 2015-12-29 06:00:00
2016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갈리고 있다. 수 년간 지속된 경기둔화에서 벗어나지 못 할 것이라는 견해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회복과 국내 경기부양과 구조전환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한국 경제도 역시 회복세에 동참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물론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에 귀 기울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우리는 순환적인 경기회복 주기와 함께 한국의 잠재된 실력이 나타나면서 경기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경제는 대외환경에 민감하다. 수출이 경제성장에 차지하는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는 대체로 지난 2012년부터 중기적인 경기둔화 사이클에 놓여져 있다고 보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기는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유럽 재정위기의 부정적 영향이 전개된 공통점이 있다. 2016년을 앞둔 현재, 미국과 유럽 경제는 크게 개선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연준이 7년 만에 제로금리를 탈피할 정도로 정상화되고 있으며 유로 존 경제는 그리스를 제외한 전 회원국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 할 정도로 개선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경기회복은 중국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비록 예전에 비해 미국과 유럽의 수요 견인 효과는 약화되었지만, 2016년 이들의 소비와 수입 수요는 지난 수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부진하던 중국의 수출 및 관련 산업 역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2015년 한국 수출은 실질기준으로는 정체, 달러표시 명목기준으로는 큰 폭 감소했다. 올해는 선진국 경제 회복이 불완전한 가운데, 신흥국 위기가 극대화되었으며, 유가하락에 따른 수출가격 하락이 수출금액 감소로 이어졌다. 또 2015년에는 유럽, 일본이 경쟁적인 양적 완화를 통해 유로화, 엔화 약세를 주도했으며, 상대적으로 원화는 강세를 유지해 환율 측면에서까지 한국 수출이 불리한 구도가 형성되었다.
 
2016년에는 미국, 유럽, 중국 수입수요가 개선되고, 신흥국 경제위기는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수요위축세가 완화될 전망이다. 저유가 영향도 일단락되어 제품가격 하락 효과 역시 약화될 것이다. 또한 한국과 수출경합적인 국가들의 통화가치 절하압력도 클라이막스를 지났다. 여전히 한국 경제의 주요 성장 모멘텀인 수출이 모처럼 정상적 환경에서 회복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현재와 같이 악화된 경기국면에서 수출이 5% 가량의 회복만 하더라도 전체적인 경기상승과 체감경기 호전이 전개될 수 있다.
 
올해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하고는 있지만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글로벌 상위권으로 평가된다. 한국보다 수출 경쟁력 상위에 있다고 보여지는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중국 정도로 하나같이 전세계 초 강대국 뿐이다. 그 가운데 한국은 화학, 철강 등 기초 소재 업종과 건설, 조선, 엔지니어링 등 자본재 업종과 IT, 자동차와 같은 첨단 제조 업종까지 글로벌 상위기업들이 포진된 상황이다. 이는 한국 경제의 실력이며, 전세계 경제가 회복할 경우에는 다시 큰 강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물론 전세계 경제양상이 과거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개선과 부분적 회복으로 달라진 측면이 있다. 이는 다변화된 수출 구조와 고객을 확보한 한국 기업들에게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국의 수출 기업들은 위기를 타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 기업들은 전세계 소비자들의 요구인 ‘니즈’와 이에 대처하는 방식인 ‘노하우’를 상당부분 축적해왔기 때문이다. 전세계 경제를 대상으로 장기간 비즈니스를 이어 온 한국의 기업들에 대한 신뢰감이 현재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 실력으로 평가된다.
 
2016년 한국 경제에 있어 장애요인은 물론 많다. 미국 금리인상 시행에 따른 금융충격, 중국 경제의 예상치 못한 경착륙 가능성, 가계와 기업부분의 과잉부채 부담 등이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이 모든 위험은 한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에서 보듯이 한국은 국가신용등급이 역사적으로 가장 높게 평가될 정도로 건전하다. 따라서 위험요인들은 리스크 영역으로 대응이 가능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함께 한국의 주식시장은 저평가되어 있다. 비관론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시각을 갖는다면 현재는 기회일 수 있다. 실제 기업을 탐방하고 기업의 장기적, 본질적 가치를 분석하는 부분에서도 역시 한국 기업이 실력 대비 기업가치는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많다. 때로는 부정적인 영향과 맞서는 것이 가장 수익성 있는 투자 행동일 수 있는 이유다. 현재의 위험에 대응하며 변화해가는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실력을 찾아가며 투자한다면 2016년은 실망이 아닌 수익을 거두는 시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